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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 석학들을 대거 모셔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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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 석학들을 대거 모셔 오기 전에

입력
2008.11.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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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에 따라 노벨상 수상자 9명 등 81명의 해외 석학이 내년부터 국내 30개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맡게 된다. 이 사업의 취지는 해외 석학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그들의 학문적 성취와 연구 노하우를 전수 받고, 이를 통해 국내 대학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국제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원 대상으로 뽑히면 향후 5년 간 8,250억원을 연구비ㆍ인건비 등으로 지급 받는다. 이 때문에 각 대학은 사활을 걸고 해외 석학 영입에 나서거나 금융공학, 신에너지 기술과 같은 새 전공 분야 개설을 서둘러 왔다.

WCU 사업이 성공하려면 정부와 각 대학은 먼저 해외 석학들이 마음껏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점검, 미비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해외 석학 초빙만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 발벗고 나서 그들을 유치하지 않을 대학은 아마 없을 것이다. 연구 시설과 장비는 물론 연구활동을 지원해줄 우수 인력들은 충분한지, 국가 지원금 외에 별도의 재정 지원 프로그램은 마련돼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해외 석학들의 국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서울대의 외국인 교수가 국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강의를 맡은 지 한 달 여 만에 자국으로 돌아간 사례에서 보듯, 외국인들의 한국살이에는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개인 차원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높은 교육비 부담에 따른 자녀 교육의 어려움, 독특한 주거 문화에 따른 높은 주거비 부담, 외국인을 고려하지 않는 언어 사용 등 '한국적 어려움'의 해결을 위해 정부와 대학 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해외 석학 유치가 대학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사업 진행 상황을 철저히 관리ㆍ감독해야 한다.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당초 제시한 연구 성과 목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대학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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