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 제이(본명 김계훈)는 알면 알수록 "의외네"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엔터테이너이다. 그는 MBC '일요일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로 유명해진 예능형 가수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앨범 수록곡을 직접 작곡, 편곡, 프로듀싱하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또한 오락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장난스러운 이미지 뒤에는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군복무를 할 만큼 진중한 구석도 있다.
최근 내놓은 그의 미니 앨범 'FLY BOYㆍ플라이 보이' 역시 다소 의외다. "대중에게 맞추는 음악 대신 대중들이 내 음악에 익숙해지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그의 말처럼 'FLY BOY'와 'BABY YOU' 등 앨범의 수록곡들은 보다 힙합 사운드에 충실하려는 욕심이 드러난다.
크라운 제이의 전작들에서도 수록곡 대부분은 힙합을 바탕에 두고 있었던 게 사실. 하지만 당시 '그녀를 뺐겠습니다'같은 타이틀 곡은 보다 대중적인 멜로디에 집중했다.
반면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FLY BOY'는 R&B 멜로디를 끌어들였고, 사운드 역시 티-페인(T-PAIN), 티 아이(T.I)등 미국 남부 힙합 뮤지션들의 영향이 더 강하게 드러난다. 남부 힙합을 완전히 독창적으로 소화했다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자신이 원하는 힙합을 대중에게 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
"어린 시절에 미국에서 건너가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그 때 힙합을 접하게 됐어요. 그 때부터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힙합은 그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하는 음악이었던 셈이다. 물론 한국에 오면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남부 힙합 특유의 언어나 억양을 한국어로 바꾸는 것도 어려웠고,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밝고 대중적인 음악을 하면서 그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을 이겨내는 것도 숙제였다. 하지만 그가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는 것은 힙합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한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힙합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런 제 모습이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바랬어요." 하지만 "에이(A)~!"를 외치며 힙합 뮤지션의 모습을 장난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오히려 힙합에 대한 오해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크라운 제이의 입장은 분명하다.
"힙합을 희화화 시킬 수도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러면서 힙합 스타일에 익숙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힙합에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즐길 수 있는 힙합, 보다 긍정적인 힙합을 대중에게 알리겠다는 그의 욕심이 성공할 수 있을까.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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