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침을 열며] 오바마 시대, 한국의 대외전략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침을 열며] 오바마 시대, 한국의 대외전략은

입력
2008.11.10 01:18
0 0

오바마의 당선으로 미국은 8년 간의 '선악관'과 국력의 우위에 입각한 일방주의적 외교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동맹국으로서 축하할 일이다. 그간 미국은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반 테러전쟁에 나서 사담 후세인 독재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주목표인 알 카에다와 빈 라덴은 소탕하지 못한 반면 정당성도 인정 받지 못한 채 이라크의 수렁에 빠져 4,500명의 미군과 수많은 무고한 이라크인들을 희생시키면서도 이라크를 안정시키지 못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독단적이라는 평만 들었다.

한중 우호ㆍ유연한 대북정책 필요

더구나 교토의정서나 국제형사재판소,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에도 비협조적 정책을 펼쳐 국가 이미지와 신뢰를 추락시키고 국제정치를 주도하지도 못했다. 북한 이란의 핵 개발 억지에도 6년을 허비하고서야 적극적 외교를 펼쳐 결국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인계하게 되었다. 미국사회와 계층도 분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그 자체만으로 미국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 미국인들은 인종적 화해와 국민통합을 이룰 뿐 아니라 금융 위기 등 국제문제를 모범적이고 협력적으로 해결하여 국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주요 관심사는 그가 펼칠 동북아 전략이다. 먼저 그의 정책은 이념이나 동맹 일변도를 넘어 역동적ㆍ전향적ㆍ실용적 성향을 보일 것이다.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을 양 축으로 대중 '봉쇄와 포용'의 양면정책을 구사하던 전략기조를 중국과도 협력하여 지역질서를 공동 경영하는 쪽으로 전환할 것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대외전략 기조를 한미동맹 일변도로 고정한다면 우리의 국익은 경시될 수 있다. 한미동맹 관계는 우호적으로 강화하되 보다 실용적이고 탄력적으로 조정해가는 동시에 한중 우호관계도 보다 적극적으로 유지해 가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향적 대북정책을 구사하여 평양과 워싱턴에 외교대표부를 설치하는 등 빠른 속도로 관계 개선을 이루면서 북핵문제 해결, '상호안보' 개념에 입각한 주한미군 추가 감축과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에 추진할 수도 있다. 우리가 북한과의 기싸움이나 북한 버릇 고치기를 지속하고 있다면 통미봉남과 외교적 소외를 자초하게 된다. 보다 실용적이고 유연한 대북정책이 긴요하다.

역대 미국 민주당 행정부에서 보았듯이 오바마 행정부 역시 동맹과 함께 다자주의적 틀을 동원하면서 국제협력을 주도하되 경비 부담에는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 당면한 경제적 곤경은 이러한 성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경수로 비용 부담 전가, 한미 FTA의 사실상의 수정을 의미하는 추가 조치, 주한미군 방위 분담금 증액, 미국 무기 구매, 아프가니스탄 반 테러전에 대한 기여 등을 추가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관계가 계속 갈등국면에 처하거나 우리 외교가 대미일변도로 흐른다면 합리적 반대급부도 챙기기 어려울 수 있다.

끝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를 해결하고 국제금융질서를 관리할 포스트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할 것이다. 우리 역시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과 몫을 얻어야 한다. 미국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것은 어리석다.

대미 우의 강화하되 의존 지양을

한미 통화스와프가 정상간 증진된 우의와 미국의 배려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 '아세안+3'이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가동해 아시아판 IMF의 초석을 놓은 데다, 미국이 협력하지 않아 우리가 미국 국채를 판다면 위기를 가중시키게 된다고 설득하여 이루어졌다는 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우의는 강화해가면서도 너무 의존하지 않고 슬기롭게 설득하여 호혜적으로 국익을 증진한 모범사례이다.

어느 정도 외교의 자율성과 탄력성을 유지해 동맹의 미래를 함께 기획하고 기여에 합당한 우리의 몫을 확보해 간다면 우리 국민도 한미동맹의 효용과 필요성을 재인식하고 더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