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의 대들보' 서장훈(34ㆍ207㎝ㆍKCC)과 정선민(34ㆍ184㎝ㆍ신한은행). 예전 같으면 감독이나 코치를 할 나이지만 여전히 씩씩하게 코트를 누비고 있다. 서장훈은 프로농구(KBL) 최초로 개인통산 1만 득점에 76점만을 남겨두고 있다. 정선민은 평균 21.20점으로 득점 1위다.
'국보남녀(國寶男女)'가 시달리고 있다. 툭하면 코트에 나뒹군다. 애매한 상황에서 어드밴티지는 고사하고 파울을 지적당하기 일쑤다. 정선민은 지난달 13일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홍보람과 부딪혀 이마가 찢어졌다.
20바늘이나 꿰맸을 만큼 상처가 심했다. 또 정선민은 3일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도 상대 선수와 심하게 부딪혀 코트에 쓰러졌다.
서장훈도 비슷한 처지다. 공을 잡으면 상대 선수 두 명이 달라붙는 과정에서 파울이 집중된다. 그나마 심판이 파울을 불어주면 다행이다. 서장훈은 지난 2일 전주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심판이 파울을 지적하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냈다가 오히려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 당했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6세가 되는 서장훈과 정선민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별로 없다. 모비스 이창수(39) 우지원(35), SK 문경은(37), 오리온스 김병철(35), 신한은행 전주원(36) 정도다.
그럼에도 서장훈 정선민의 수난은 끊이지 않는다. 김주성(29ㆍ205㎝ㆍ동부) 김계령(29ㆍ190㎝ㆍ우리은행)처럼 전성기를 구가하는 후배들보다도 '적'이 많다.
서장훈은 지난해 6월 KCC 입단식 때 "농구를 하면서 욕먹을 짓을 많이 한 것 같지 않은데…"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정선민은 상대의 파울이 집중되면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는 습관이 생겼다.
한 농구 관계자는 "서장훈과 정선민은 타고난 승부사다. 승부욕이 워낙 강하다 보니 상대의 타깃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플레이나 매너가 원숙해지고 있다.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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