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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 '터보 X 리미티드 에디션'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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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 '터보 X 리미티드 에디션' 타보니…

입력
2008.11.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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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광은 아니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가끔씩 짜릿함을 느끼는 차가 있다. 그런 차 중 하나가 터보 기술의 원조격인 사브가 터보 차징 3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터보 X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터보 차징이란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힘으로 터빈을 돌려, 많은 양의 공기를 연료와 함께 엔진에 뿜어줘 출력(폭발력)을 높이는 기술. 엔진이 자연흡기 방식보다 튼튼해야 하고, 주변장치도 복잡하다. 하지만 가벼운 엔진으로 큰 힘을 내기 때문에 가속력이 뛰어나다.

사브 차량은 고객층이 두텁지는 않지만, 터보 기술 탓에 마니아층으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스타트가 결코 스포츠카보다 빠른 것도 아니고, 최고속도도 높이 평가할 수준은 아니다. 마니아가 열광하는 이유는 중저속에서 치고 나가는 힘 때문이다. 이른바 '운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터보 X는 아반떼 크기에 2,800㏄(280마력ㆍ40.8토크) 엔진을 얹었다. 몸집이 비숫한 국산차(110~120마력, 12~14토크)의 3배 가까운 성능을 낸다고 보면 된다. 특히, 가속력 지표인 토크는 포르셰 '911 카레라'(42.8), BMW 'M3'(40.8)와 별 차이가 없다. 실제 느낌은 제원 이상으로 다가온다. 낮은 엔진 회전에서 특유의 터보 차징 사운드와 함께 묵직하게 달려나가는 맛은 사브만의 매력이다.

여기에다 사브가 처음으로 장착한 'XWD'(4륜구동) 시스템은 기존 사브에다 '곰 발바닥'을 붙여놓았다고 보면 된다. 네 바퀴에 적절하게 힘이 배분되면서 급회전할 때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것을 마치 안으로 당겨주기라도 하는 느낌이다. 물론, 최근에는 대부분의 고급차들이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장착하기 때문에 최고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보다 나은 시스템도 보기 드문 게 사실이다.

스포츠카를 추구한다고 해서 '가족'을 외면하지는 않는다. 4도어 세단이라 성인 5명이 서울~대전 정도 가기에는 무리가 없을 듯하다. 디자인은 별로다. 기존 사브 '에어로'에다 '블랙 터보'라는 컨셉으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보기에 따라 멋이 없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내부 인테리어도 사브측은 '유니크하다'고 하지만, 첨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뒤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번 타 보면 '양복을 입고 100미터를 12초대에 주파하는 신사'를 연상할 만큼 멋진 차인 것은 분명하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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