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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삼현삼죽'의 소리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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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삼현삼죽'의 소리 듣는다

입력
2008.11.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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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가 15세기 삼현삼죽(三絃三竹)을 '악학궤범'을 바탕으로 복원해 12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발표한다. 복원 과정을 설명한 다음, 이 악기들을 위해 작곡가 정대석, 이상규, 정동희, 윤혜진씨가 새로 쓴 음악을 연주한다.

삼현은 가야금 거문고 비파, 삼죽은 대금 소금 중금을 가리킨다. 삼현삼죽은 삼국시대부터 즐겨 편성된 앙상블이었으나, 비파와 중금은 전통이 끊겨 요즘은 거의 연주되지 않고, 가야금 거문고 대금은 모습이 크게 변하진 않았지만 부분적으로 악기의 구조가 바뀌거나 음역이 달라졌다.

이번 작업의 근거가 된 '악학궤범'은 성종 연간인 1493년 국가사업으로 편찬돼 조선 초기 궁중음악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책이다. 음악이론, 악기 제작과 연주법, 편성과 연주 절차, 음악에 따르는 춤, 의상과 소품까지 글과 그림으로 치밀하게 정리함으로써 이후 음악의 기본 매뉴얼이 됐다.

'악학궤범'대로 만들어 보니, 요즘 악기와는 다른 점이 확인됐다. 특히 대금의 음고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조선 궁중음악에서 황종(기준음)은 중국 계통인 아악과 당악에선 C, 한국 고유의 향악에선 E♭으로 통했으나, '악학궤범' 대금의 황종은 C에 가까워 소리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삼현 악기는 소리는 별로 변하지 않고 부분적인 형태가 달라졌다.

예컨대 가야금은 안족(雁足ㆍ기러기발 모양의 줄 받침대)의 높이가 매우 낮아 조선 초기만 해도 농현이 발달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거문고 줄을 지탱해 주는 귀루(鬼淚)와 학슬(鶴膝)도 요즘과는 형태와 내용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복원이 과연 정확하게 됐는지, 그 악기들을 어떻게 쓸 것인지는 앞으로 점검해야 할 숙제다.

이번 작업의 연구 책임자인 악기연구소 이숙희씨는 "삼현삼죽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찾아보고자 했다"며 "고악기 복원은 악기의 정체성을 제대로 밝혀 우리 음악의 자산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악원은 복원한 옛 삼현삼죽을 내년 봄 세종대왕 회례연 공연과 종묘제례악 연주에 사용할 계획이다. 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는 삼현삼죽에 앞서 2005년에는 고대 현악기와 요고를 복원했다. 앞으로 생황과 타악기인 순탁, 요탁, 응아, 상독 등도 복원할 계획이다.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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