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법조인 링컨/마크 스타이너 지음ㆍ임동진 옮김/소화 발행ㆍ430쪽ㆍ1만5,000원가면을 벗긴 링컨/토머스 디로렌조 지음ㆍ임동진 옮김/소화 발행ㆍ204쪽ㆍ10,000원
오바마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링컨, 마틴 루터 킹 혹은 케네디, 루스벨트 등과 그의 역할을 비교하는 시각이 많다.
마침 링컨을 다룬, 링컨의 양면성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책 두 권이 나왔다. 미국 사우스텍사스 법대 교수 마크 스타이너가 쓴 <정직한 법조인 링컨> , 메릴랜드 로욜라 대학의 경제학 교수 토머스 디로렌조가 쓴 <가면을 벗긴 링컨> 이다. 가면을> 정직한>
흔히들 알고 있는 링컨의 외면과, 한 꺼풀 벗긴 그의 모습이 극명하게 상충된다. 같은 번역자에 의해 한 출판사에서 나온 것도 이채롭다. 내년 2월은 링컨의 탄생 200주년이기도 하다. 백인 천하에서 확대 재생산돼 온 링컨 신화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천하에서 어떻게 될까?
<정직한 법조인 링컨> 은 법조인으로서의 링컨이 대통령 재임 기간의 5배인 25년 동안 변호사로 있으면서 수임했던 5,600여건의 사건을 통해 그를 조명하는 책이다. 이를테면 그의 공식적 측면을 둘러보는 것이다. 과부에게는 수임료를 받지 않았다든지, 불리한 상황에서도 무고한 사람들의 변호를 열정적으로 완수해 무죄 방면을 이끌어낸 일 등이 서술된다. 하지만 이 역시 통상적인 링컨의 전기작가들이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다. 정직한>
책은 링컨이 인용한 영국 법률논문들의 제목까지 일일이 전거하는 등 실증적으로 많은 힘을 기울였다. 노예와 관련된 사건의 소송은 물론 각종 민사소송에서 보여준 링컨의 기민함이 생생하다. 특히 노예 관련 소송에서 그가 "도덕적 판단을 유보, 노예 소유주를 대리"(279쪽)한 일 등은 그가 변호사로서 실증법적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또 다른 한 권은 '달의 뒷면'을 들춰낸다. 진실은 과연 불편한 것인가. <가면을 벗긴 링컨> 이 보여주는 링컨에 대한 이야기는 불편하다. 이 책은 '부정직한 링컨의 진짜 얼굴'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노예해방으로 알려진 링컨이 실은 평생 동안 골수 백인 지상주의자였다니. 남북전쟁 당시에는 북부의 정적 수만여명을 투옥하는 것도 모자라, 남부 도시의 포격은 물론 민간인에 대한 살상에까지 일일이 관여했다니. 가면을>
그것들조차도 약과다. 좌든 우든, 링컨 숭배주의자들이 똑같이 보이고 있는 링컨을 향한 충성심에 비하면 예고편이다. 그들은 정부나 재단으로부터의 재정적 보조를 따내는 데는 귀재였다. 기금과 장학금은 물론, 수만달러가 걸린 '링컨 상'까지 그들의 몫이었다. 9ㆍ11 사태를 두고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강력한 중앙정부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계기"라고 그들은 입을 모았다.
저자는 "링컨 숭배주의는 미국인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주입, 오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좌파라고 해서 이런 국가주의적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한다.
번역자 임동진(65)씨는 서울민사지법 등에서 판사를 지냈고 이 두 책을 번역하기 위해 2년 전 변호사 일도 그만두고 은퇴했다고 한다. 지난해 대선 직전 국내 출간된,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링컨의 삶을 조망해 화제를 모았던 책 <링컨의 t-메일> 역시 그의 번역이었다. 링컨의>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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