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의 동시에 신보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브릿록 파워의 존재감을 과시했던 오아시스와 트래비스. 각각 2006년과 올해 내한 무대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낯설지 않은 면모를 보여줬던 이들을 이메일로 만났다.
모두 비틀스에서 출발한 영국 록의 계보를 이으며 기타팝의 선명한 멜로디로 승부하는 밴드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오아시스는 예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혹은 오만감)이 넘쳤고 트래비스는 신보의 제목('스미스들을 위한 송가'로 일반인들에게 바치는 노래란 뜻)처럼 한 발자국 대중에 가까워진 모습이 비쳐졌다.
■ 오아시스 "평론가의 리뷰 따위는 필요없다"
3년만의 신작 'Dig out your soulㆍ딕 아웃 유어 소올'이 대중과 평론가들로부터 'Wonderwallㆍ원더월'과 'Don't look back in angerㆍ돈 룩 백 인 앵거'가 빅히트를 쳤던 초창기의 음악을 생각나게 한다는 말에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는 강하게 어필했다.
"평론가들의 말 따위는 집어치우라고 하세요. 그들의 평가는 우리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게 재미있긴 하지만, 결국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아요. 사실 우린 리뷰에 일희일비하는 단계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났어요. 어쨌든 이번 음반은 우리가 생각해도 끝내줘요."
1990년대 브릿팝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들에게 10년 넘도록 세계 대중음악계의 중추로 브릿팝이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렇게 보이지만 브릿팝도 엉망인 것은 엉망이죠. 그래도 제 색깔을 갖고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아주 조금 있어서 전성기가 오래가는 것 아닐까요."
갤러거는 2006년 한국 무대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고 강렬한 인상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관객들의 에너지가 굉장했어요. 멋진 팬들도 많았고요. 새벽까지 술을 마셨던 기억도 나네요. 한국엔 꼭 다시 가고 싶어요. 이것 만큼은 진실입니다!"
■ 트래비스 - "음악적 화법은 꾸준히 진화한다"
펜타포트를 통해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해진 트래비스는 특히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말을 강조했다. 보컬 프랜은 "한국인은 정말 즐길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공연 후에 우리끼리 이 이야기를 할 정도였죠. 특별히 외국 록밴드의 공연이 많이 열리지 않아서 기회가 올 때 잘 즐기는 것 같아요"라 말한다.
트래비스의 음악은 약간 음울하면서도 센티멘탈한 기타 연주를 바탕에 깔아 모던록의 정형을 보여준다. "매 앨범마다 화법의 변화는 있어왔고 이번에도 물론 변화를 줬죠. 과거에는 개인적인 내용이 비교적 음악에 많이 담겼다면 이번엔 허구의 캐릭터가 등장해요."(드럼 닐)
신보 'Ode to J.Smith'는 이 땅의 수많은 '스미스'들을 위한 앨범이라고 트래비스는 밝힌 바 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캐릭터를 떠올렸어요. 한 권의 책에 챕터가 있듯이 트랙들이 챕터처럼 이야기를 이루고 그 안에 주인공을 '스미스'로 설정했어요. 음악이 진행되며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죠. 영국에서 가장 흔한 이름인 스미스. 결국 우리 모두에게 바치는 송가가 아닐까요"(베이스 더기)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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