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흑인 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가 과연 승리할 것인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미국 대선이 4일 실시된다. 오바마는 막바지 여론 지지율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에 평균 6% 이상 앞섰다. 대이변이 없는 한,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대한 전환,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런 예측을 검증하는 데 매달릴 건 아니다. 그보다 우리는 이번 대선이 테러와 전쟁과 북한 핵 논란과 세계 금융위기 등으로 이어진 혼돈을 헤치고 미국과 세계가 밝은 미래를 향해 새 출발하는 전기가 되기 바란다. 이런 맥락에서 의미와 영향을 가늠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오바마의 피부색을 앞세우는 이들은 미국이 인종차별과 흑백갈등의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는 데 먼저 의미를 둔다. 미국과 세계의 억눌린 집단과 계층에 희망을 일깨울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오바마 돌풍의 근본은 부시 행정부가 8년 동안 그릇된 대내외 정책으로 사회와 계층을 분열시키고, 국가 이미지와 도덕적 신뢰를 추락시킨 것이다.
미 국민이 오바마의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인종과 계층, 세대를 넘어 지지한 것은 미국의 이상과 자부심이 무너진 결과이다. 특히 선거 판도를 결정지은 금융위기는 부시 행정부의 총체적 실패, 국정 파탄을 상징한다.
이에 따라 오바마는 당선되면 경제위기 극복 등 국내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일방주의 대외정책의 본격 수정과 새로운 국제질서 정립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진단이다. 오히려 행정부와 민주당이 지배하는 의회가 실업문제 등을 돌보기 위해 보호무역주의로 기울어,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등 국제관계를 어렵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사정은 매케인이 당선되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누구든 취임 뒤에는 타협적 정책을 좇기 마련이어서, 지나친 기대와 우려는 모두 성급하다. 미국의 '새로운 출발'에 걸맞은 열린 시각과 대비가 필요하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