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1, 12월에 무려 20여일을 해외에서 보내며 금융 외교에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더욱 심화되기 전에 국제 공조를 탄탄히 다져 놓기 위해서다.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으로 환율과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등 국내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 들었다는 판단 아래 연말 시즌의 대부분을 국제 금융 해결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먼저 이 대통령은 이달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한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의 참여를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는 4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선거 당선자가 참여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어 이 대통령과의 만남 여부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G20 회의가 끝나자 마자 이달 하순 페루에서 개최되는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차 남미로 이동한다. 이 대통령은 페루에서 아태(亞太) 지역 주요 국가 정상들과 개별 회담을 갖고 권역별 공조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APEC 회의 때 브라질 등 인접 국가를 방문해 금융 외교의 폭을 더욱 넓힌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12월에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공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대통령은 다음달 14일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은 그동안 국제 회의 개최에 맞춰 현지에서 열렸으나 별도 일정을 잡아 3국 정상들이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국제적 위기 상황에서 3국 간 공조가 절실하다는 이해가 일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800억달러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의 구성 비율 문제와 3국 간 통화스와프 확대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3국 통화스와프 방안에 대해서는 일단 기초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곧바로 ‘동남아국가연합(ASEAN)+3’ 회의가 열리는 태국 방콕으로 향한다. 이 자리에서는 한ㆍ중ㆍ일 정상이 논의한 CMI 문제에 대한 실행 방안이 협의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이 2010년 G20 의장국을 맡게 된 데다 최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국제적 위상이 한층 높아져 있다”면서 “이런 시점일 수록 더욱 활발한 정상간 외교를 통해 국가 위상을 높여야 향후 신국제경제 체제 편성에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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