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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종의 막전막후] 김우경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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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종의 막전막후] 김우경이 온다!

입력
2008.11.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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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인가? 부지런한 오페라 애호가 한 분이 김우경 얘기를 해 주었다. 한국이 드디어 이런 테너를 배출했다고. 유럽에서 활동하지만 인터넷에 동영상이 떠돌아다니니 꼭 들어보라고.

나는 그렇게 인터넷을 통해 김우경을 처음 만났다. 2004년 미르암 헬린 콩쿠르 우승 당시 '파우스트' 중 '정결한 집'을 부르는 장면이었다. 좋은 음질은 아니었지만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노래를 가장 유려하게 부른다고 생각했던 미국 테너 리처드 리치보다도 뛰어난 가창이었고, 최고의 리릭 테너를 만났다는 감동이 다가왔다.

이런 소리라면 혹시 성량이 작지 않을까 의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2005년 여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유럽 오페라 주역 5인의 갈라 콘서트'에서 직접 들어보니 소리가 객석 전체로 널찍하게 퍼지는 스타일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지독하게 많은 연습을 통해서 모든 소절마다 최고의 정성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이었다.

올 여름에는 그의 첫 독집인 한국가곡 음반을 받았다. 예쁘장한 선율이지만 세련된 맛은 없다고 생각했던 신귀복의 '얼굴'이 김우경의 음성으로 들려왔을 때 가슴이 쿵쿵 뛰었다.

그 그리움의 시정이라는 것이 말할 수 없는 뭉클함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조두남의 '뱃노래'와 일종의 테너용 민요 '박연폭포'에서는 미성에 제법 충만한 힘까지 더해졌다. 여기에 우리말 딕션이 정확하게 들린다는 것은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었다.

그 김우경이 온다. 국내에서의 첫 리사이틀(20일ㆍ세종문회회관)을 위해서다. 다른 테너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그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반열에 오른 테너다. 콩쿠르 경력이 화려해서 그런 게 아니다. 콩쿠르는 그저 통과의례일 뿐이고 극장에서 실력을 인정해 주어야 진정한 오페라 가수가 된다.

김우경은 이미 소위 세계 4대 가극장 중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런던의 코벤트가든에서 주역을 따냈으니 그 요건을 충족시켰다. 게다가 거기서 '라 트라비아타'와 '리골레토', '라보엠'을 부르지 않았던가?

이런 인기 작품에 캐스팅된다는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 관객 누구나 가수에 대해 비평가처럼 한마디쯤 얘기할 수 있는 작품에서 주역을 노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김우경을 꼭 만나 보시라. 이미 해외 여러 극장에서 콜을 받고 있으므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그를 만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리사이틀이야말로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이다. 오페라 아리아뿐 아니라 제1부는 독일 리트인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들을 수 있다.

음악공동체 무지크바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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