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짜리 아들과 생이별을 하고 있는 한희원(30ㆍ휠라코리아). 아버지가 직장을 그만 두고 어머니만 한국에 떨어져 살고 있는 장정(28ㆍ기업은행).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 중인 태극낭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보도돼 눈길을 끌었다. 뉴욕타임스는 2일자 스포츠섹션 1면과 10면 전면에 걸쳐 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고충을 상세히 소개했다.
지난해 출산 후 투어에 복귀한 한희원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아들이 너무 보고싶다"고 호소하며 "모든 LPGA 한국 선수들은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오직 연습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장정 역시 인터뷰를 통해 "당신 아버지가 당신 때문에 직장을 사직하고, 엄마는 홀로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당신 기분은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다. 경찰 공무원이었던 장정의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두고 딸과 함께 투어를 돌고 있다.
장정은 이 인터뷰에서 기분이 우울할 때 서울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왜 나였느냐. 왜 엄마, 아빠는 나를 골프 선수로 만들었느냐"고 푸념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뉴욕타임스는 논란을 빚었던 LPGA의 영어 사용 의무화 결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한국 선수들의 미국 적응 문제를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선수들에게 가장 큰 부담은 우승을 하거나 괄목할 성적을 냈을 때 갖는 방송사와의 인터뷰"라며 지난달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김송희가 영어 인터뷰를 하며 느꼈던 엄청난 부담감도 소개했다.
현재 LPGA에 등록된 외국 선수 120명 가운데 한국 선수는 45명에 이른다. LPGA 무대를 꿈꾸며 2부리그 격인 '퓨처스 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 역시 30여명에 달한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