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가 9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8일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에서 존 키(47) 대표가 이끄는 국민당이 헬렌 클라크(58) 총리의 집권 노동당을 물리쳤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국민당은 이날 45.45%의 정당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122개로 늘어난 전체의석 중 59석을 얻었다. 군소정당과 연대할 예정이어서 국민당은 여유 있게 과반의석을 넘기며 새 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 노동당은 43석을 얻는 데 그쳤다. 키 대표는 이날 승리가 확정되자 지지자들에게 “뉴질랜드는 변화에 표를 던졌다”고 밝혔고, 패장인 클라크 총리는 “노동당 지도자로서 내 임무는 끝났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국민당의 승리 요인은 변화에 대한 기대로 요약할 수 있다. 노동당 정부의 장기집권에 식상한 유권자들이 정치신인이나 다름없는 투자은행 출신의 존 키 대표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것이다. 국민당은 노동당 집권 후반기의 경제 악화 덕도 톡톡히 봤다.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금융회사가 잇따라 도산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경기침체가 길어지자 조국을 등지고 호주로 떠나는 뉴질랜드인만 최근 1년 동안 5만 명에 달했다. 학업을 포기하는 청소년이 급증하는 등 공교육 붕괴현상이 심각해진 것도 집권당 표를 갉아먹었다.
총선을 승리로 이끈 키 대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유사한 점이 있다. 오바마와 동갑내기이고 유권자에게 변화에 대한 욕구를 강조해 선거에서 이겼다. 정계에 입문한 지 6년밖에 되지 않아 정치경험이 짧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오바마처럼 달변인 것도 흥미롭다. 그러나 정치입문 전 외환 딜러로 일할 때 뉴질랜드 달러에 대해 무자비한 투기 공격을 감행했던 외환 트레이더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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