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학창시절에 받은 체벌이 억울하다며 스승을 살해한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9일 자신의 고등학교 스승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김모(37ㆍ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8일 오후 9시 40분께 은평구에 사는 자신의 고교 스승 송모(53ㆍ교사)씨 집 근처에서 귀가하던 송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987년 당시 고등학교 1학년 시험을 치르다가 송씨로부터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지적과 함께 체벌을 당한 데 불만을 품어왔다. 김씨는 올 1월부터 이 일과 관련해 수차례에 걸쳐 송씨에게 전화를 하거나 학교에 찾아가 “나는 부정행위를 한 적이 없다. 사과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커닝을 하지도 않았는데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체벌을 했다. 지난 20여 년간 억울함을 잊은 적이 없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송씨는 최근 김씨의 협박을 피해 경기 일산에 있는 노모의 집에서 출퇴근을 해왔으나 옷가지 등을 가지러 집에 들렀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한 직업을 갖지 못하고 PC방을 전전해오던 김 씨가 가정불화 등으로 최근 심각한 우울증세를 보여왔다.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정신감정을 의뢰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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