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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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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막말

입력
2008.11.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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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여유를 두지 않고 잘라서 하는, 또 되는대로 함부로 하는 말이 막말이다. 막말은 대개 욕을 동반하는데, 때와 장소에 따라, 누가 누구에게 하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지만, 대체로 듣는 이를 불쾌하게 만든다. 지하철에서 어떤 이가 휴대폰으로 막말을 한다고 해보자. 승객들은 불쾌감을 넘어 공포감까지 느낀다.

선생이나 상사 같은 윗사람이 학생이나 말단 직원 같은 아랫사람에게 막말을 하면 위협감까지도 느낀다. 물론 막말을 우정을 뽐내는 소중한 화법으로 아는 이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듣기에 언짢은 것이 막말인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할 때는 시원하다. 빙빙 돌리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가장 구체적으로 적나라하게 한다! 통쾌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술의 힘을 빌릴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막말을 쓰지 못한다.

사회생활이라는 게 그렇다. 치밀어 오르는 제 막말은 가슴에 꼭꼭 담아두고 살다가, 아무렇게나 막말을 해대는 별종들을 보며 경악을 할 뿐이다. 드라마로 듣는 막말은 어떨까? '베토벤 바이러스'는 불량 청소년과 성공한 지휘자 두 캐릭터의 입을 빌어 막말의 향연을 보여주었는데, 일부 시청자는 묘한 쾌감을 맛보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막말은 집단적인 소화제나 스트레스 해소 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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