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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미국/ 핵심실세 재무장관 인선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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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미국/ 핵심실세 재무장관 인선 '첫 시험대'

입력
2008.11.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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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내각 인선 발표를 앞두고 미국과 세계의 눈이 쏠린 자리는 국무장관도, 국방장관도 아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적어도 앞으로 1년간 오바마 내각에서 가장 주목 받을 인물은 재무장관"이라며 "재무장관을 누구로 기용하느냐가 오바마 당선자의 첫번째 시험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미국의 증권시장이 8일 새벽 4시(한국시간)를 전후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신임 재무장관 인선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며 "누가 재무장관에 내정되느냐에 따라 주식 시장이 폭등하거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무장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미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재무부의 권한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헨리 폴슨 현 재무장관은 7,000억달러(약 900조원)의 공적자금을 어디에 투입할지를 결정하고 있으며, 은행 보험 등 미 금융기관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미국 4위 투자은행(IB) 리먼 브러더스가 그의 지원거부 의사 표명으로 한 순간에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갔다.

금융위기에 대처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차기 재무장관 인선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실물 경제와 금융에 대한 경험과 능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재무장관 최종 후보에 포함된 로런스 서머스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냈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이해가 깊다"며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명석함과 전문성에 관한한 이견이 없다"고 보도했다. 서머스는 2005년 하버드대 총장 시절에 "과학, 수학 분야에서 남녀간 능력차가 있다"고 발언해 여권단체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서머스는 오바마 당선자가 7일 여는 긴급경제대책회의에도 긴급 호출을 받았다.

또 다른 최종 후보인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함께 금융위기 대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그는 당연직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부위원장직도 맡고 있어 실물금융에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폴슨 장관은 유임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6일 "효율적이고 원활한 업무 인계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혀 물러날 것임을 확실히 했다.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폴 볼커 전 FRB의장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미 언론은 서머스와 가이스너로 압축하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의 경제 이념이 자유주의에서 규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상태라 재무장관의 막강한 권한이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재무장관은 오바마 정권의 핵심 실세로 경제 현안을 총 지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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