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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의 한반도 정책/ 전문가 인터뷰 오코노기 일본 게이오大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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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의 한반도 정책/ 전문가 인터뷰 오코노기 일본 게이오大 교수

입력
2008.11.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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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ㆍ동아시아 전문가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ㆍ63) 게이오(慶應)대학 교수는 오바마가 이끌 미국의 새로운 4년이 북한에게는 최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역시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향후 북미 대화에 적극 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코노기 교수를 오마바 후보가 당선된 직후 게이오대 미타(三田)캠퍼스에 있는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 오바마 정권의 동아시아 정책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나.

"대외정책이 가장 크게 변할 지역은 동아시아가 아니고 중동 그 중에서도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철수한 뒤 아프간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이미 내보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란 핵 문제다. 군사력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화 또한 어렵기 때문에 매우 다루기 까다로운 문제다.

동아시아는 북한 문제를 빼면 경제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미국발 경제위기의 영향을 한중일이 직접 받는다. 부시 정부가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한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오바마 정부는 좀더 보호주의정책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금융위기의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대미 수출 등에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역시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결국 한중일이 비슷한 문제를 떠안을 걸로 생각한다. 한국이 자유무역협정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대북한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부시 정부의 가장 큰 실패는 일관성이 없었다는 점이다. 강경, 온건이 함께 있어서 강경 정책, 온건 정책이 얽혀 나오고 정권 말기까지 그런 모양이 계속됐다. 오바마는 일관성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 클린턴 정부 때와 비슷한 대북정책을 펴겠지만 강온파가 분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선거 종반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시 정부와 북한의 타협을 오바마는 긍정적으로 보았지만 매케인은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이 흔들려온 결과다.

강경 정책을 펴던 부시는 결국 임기 마지막에 그 정책을 포기하고 출발선으로 돌아왔다. 부시 정부 말기의 온건 대북정책을 오바마가 계승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바마가 대북 정책을 크게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부 내 강경파가 없기 때문에 일관성이 담보된다."

- 미국의 정권 변화가 북한 핵 폐기를 논의하는 6자회담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6자회담이 현재의 구도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논의의 비중이 어떻게 달라지느냐 하는 문제가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북일 직접 대화가 어느 정도까지 진전되느냐 하는 것이 6자회담의 논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북한이 적절한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클린턴 시절처럼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해 회담하는 상황도 생각할 수 있다. 이란 문제에 비하면 북한 문제는 훨씬 풀기 쉬운 상황이다.

그래서 오바마는 출범 이후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거라고 생각한다. 부시 정부에서 6자회담 수석 대표를 맡고 있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새 정부 출범 이후 6개월 정도는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 부시 정권 말기 대북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이다.

하지만 이제 3단계에 접어드는 6자회담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핵 무능력화를 위한 2단계 조치가 어느 정도 결론에 이르렀지만 핵의 완전한 해체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오바마 임기 4년 동안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북한이 곧바로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 사이에 경수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문제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 인 납북자 문제 등 미국의 대일본 정책에 변화는 없을까.

"미일 관계가 기본적으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은 미국 동아시아 정책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고이즈미(小泉), 아베(安倍)는 지나치게 부시의 세계 정책에 동참한 측면이 있다. 테러와의 전쟁 등에 참여함으로써 미일 동맹 관계가 유지됐고 그런 의미에서 부시와 고이즈미의 파트너십은 공고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권이 오바마로 바뀌면 그런 방향도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힘든 일일 수 있지만 오바마의 정책에 맞춰 일본도 어느 정도 대외정책을 수정해가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리더십이다. 총선을 치르지 않는 한 일본은 안정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없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공고한 미일 관계 구축도 어려울 것이다.

경제문제를 제외하고 미일 관계에서 일본 국민이 가장 크게 관심을 두는 것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이다. 부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일본 국민이 배신 당했다는 감정을 갖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부시는 납치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늘 내보여왔고 그래서 일본 국민이 배신 당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고이즈미, 아베가 남긴 부(負)의 유산이라고 볼 수 있다. 정권 교체와 함께 그런 부분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변화에 맞춰 일본이 바뀔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에 오히려 하기 쉽다고 본다. 오바마는 납치 문제에 도의적인 관점에서 협력은 하겠지만 그 이상의 관여는 하지 않을 것이다.

납치 피해자들이 이 점을 염려할 수 있지만 정책 전체를 본다면 그 방향이 옳은 것이다. 지금 같이 납치 문제가 북한 정책의 전부라고 하는 것은 건전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수정할 거라고 생각한다. 좀더 대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오바마 당선자는 중국에 호의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반론이지만 중국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중일 협력이 촉진되는 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일본은 아소(麻生)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중국 관계를 조정해가려는, 아시아 외교에서 중국과 한국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12월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도 그 일환이고 그런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한중일은 공통의 토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위기 문제나 보호무역주의 등 미국을 상대로 함께 논의할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

- 한미 관계는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는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대한 관여 정책을 적극화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한국 정부도 그에 맞춰 나가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통미봉남 정책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한국도 관여 정책으로 수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부시 정부 말기의 정책이 계승돼 그게 더 적극화할 것이고 한국도 그에 맞춰나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닥칠 것이다."

- 부시 정부의 동아시아 정책의 공과는.

"부시의 대북 정책은 실패다. 최대 실패는 일관성이 없었다는 것이고 결국 1차 부시 정권은 북한이 원자로를 가동해 40㎏ 가까운 플루토늄을 생산하도록 했고 핵실험까지 허용했다. 부시 말기의 대북 정책은 이 같은 상황을 회복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어서 결국 처음으로 돌아간 것뿐이다. 클린턴 정부 말기 내지는 부시 정부의 출발점으로 돌아간 것이며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

그래도 클린턴 8년, 부시 8년 동안 미국은 상당한 학습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문제는 군사력을 행사해서도 안 되고,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단계적으로 동시 행동에 의한 해결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오바마 정부는 그것을 계승할 것이다. 그것말고는 방법이 없다.

김정일의 건강 불안설도 있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 4년 동안 북한도 어떤 의미에서는 과도기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북한에서 혼란이 일어나기 쉬운 시기에는 관여 정책을 펴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북한 지도자의 건강이 어떻게 될지, 후계 체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강경 정책을 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 오바마 정권의 최대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은 지금 경제 등 난관에 직면한 상황이다. 변화를 갈구하는 미국 국민의 단결심이 살아 있는 동안 대담한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권 출범 후 6개월이나 1년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문제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은 대담하면서도 또한 신중하지 않으면 또 안 된다. 우선은 경제가 초점일 것이고 외교적으로는 중동과 이란 문제가 중심이 될 것이다."

- 미국의 새 정권을 맞는 북한의 태도는 어떻게 전망하나.

"북한은 지금 최후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부터 비핵화 제3단계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미국, 일본과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경제를 다시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오바마 4년은 북한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를 놓치면 우려할만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 북한 정권이 혼란 속에 붕괴하는 시나리오는 최악이다. 이 기회를 어떻게든 살린다는 의미에서 북한은 매우 적극적으로 미국과 대화할 가능성이 있다."

●오코노기 교수는 누구

▲게이오대학 석^박사 거쳐 1985년부터 법학부 정치학과 교수, 한반도 전문가

▲한일공동포럼 일본 측 좌장(96년)

▲한일역사연구촉진공동위원회 일본 측 운영위원(97~99년)

▲현대한국조선학회장(2000년)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위원(2002년)

▲고이즈미 총리 자문기구'대외 태스크포스' 위원

▲후쿠다총리전문가위원회'외교정책연구회' 위원

▲저서 '조선전쟁-미국의 개입 과정' '일본과 북조선·앞으로 5년' '현대 동아시아와 일본' '김정일시대의 북조선' 등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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