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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예결특위의 '민의 담기' 반갑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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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예결특위의 '민의 담기' 반갑지만

입력
2008.11.1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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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내년도 예산안 본격 심사를 앞두고 예산안에 대한 국민의견을 폭 넓게 수렴하기로 했다. 헌정사상 최초라는 이번 시도는 이맘때면 늘 듣는 '지역구 민원 챙기기' 추문을 적잖이 덮는다.

예결특위가 인터넷 홈페이지와 이메일, 팩시밀리 등을 통해 수렴 중인 국민 의견은 예산 및 기금의 효율성을 높이고 낭비를 줄이는 방안이라면 제한이 없다. 예산 낭비 방지나 재정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아이디어로부터 예산ㆍ기금의 삭감이 필요한 구체적 사업, 조속한 예산 반영이나 증액이 필요한 사업 등을 누구든지 지적할 수 있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 공기업과 공공부문 비리 제거와 효율성 제고에 적합한 구체적 제안이라면 환영을 받는다. 물론 삭감과 증액, 항목 신설 제안의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

예결특위의 시도에서 정당과 국회의 직무 태만을 읽어내는 비판적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으로 보아 국민 의견을 수렴해 드러내는 것이 정당의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교과서와는 다르고, 국회의원과 정당이 미처 깨닫지 못한 문제점이나 개선 방안을 국민 제안으로 찾을 수 있다면 이보다 나은 일이 없다.

다만 이런 시도가 국회의 예산안 심사에 정당성을 덧칠하는 형식적 장치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 의미를 가지려면 반드시 충족돼야 할 전제가 있다. 우선 의견을 제시하는 국민의 성실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구체적 내용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예결특위 홈페이지가 이익집단의 때아닌 대리전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예결특위가 민원성 또는 특정단체의 이익에 치우친 제안, 이미 정책에 반영된 제안 등은 삼갈 것을 당부한 것도 이런 뜻에서다.

국민 제안의 내용과 수용 여부를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더더욱 중요하다. 예결특위 홈페이지가 실명 등록을 한 사람에게만 개방돼 있어 무절제한 말싸움 터가 될 가능성은 낮다. 그런데도 현재 공개된 것은 제안의 제목뿐이다. 국민적 관심을 끌어 모처럼의 시도가 빛날 수 있도록 당장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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