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ㆍ옛 자이르)에서 내전이 확대돼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 천연자원을 노린 반군이 8월부터 점령지를 넓히고 살인, 강도, 강간 등을 자행하면서 주민 수만 명이 안전한 곳을 찾아 탈출하고 있다. 정부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이 반군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 역시 분주해지고 있다.
AP통신은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과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이 1일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에서 조셉 카빌라 대통령과 사태 해결책을 논의했다”며 “이들은 정부와 반군이 1월 체결한 평화협정이 성실하게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도 “민주콩고 내전이 파국적인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며 지난달 30일 특사를 긴급 파견한데 이어 평화유지군의 재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도 아프리카 특사 젠다이 프레이저를 킨샤사에 급파했으며 국제적십자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옥스팜 등은 “인도적 재앙이 일어났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EU 순회의장국 프랑스의 쿠슈네르 장관은 조만간 EU 외무장관 회의를 소집, 민주콩고에 군대를 추가 파견하는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민주콩고 장군 출신 로랑 은쿤다가 이끄는 5만5,000여명 규모의 반군 국민방위민족회의는 르완다의 후투족이 민주콩고 북키부주의 투치족을 공격해 방어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며 북키부주 고마 인근까지 진격한 상태다. AFP통신은 “반군이 고마 주변 도시를 장악했으며 유엔은 이 지역에 배치한 평화유지군 1만7,000여명을 철수시키고 700명만 남겨뒀다”고 전했다. 반군의 폭력에 평화유지군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콩고 정부는 은쿤다가 국경지대 광물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투치족의 지원 아래 분쟁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유엔에 병력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북키부주 일대가 르완다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번 분쟁은 석유, 다이아몬드, 구리, 코발트 등 풍부한 자원을 둘러싼 르완다 내 투치족과 후투족간 갈등이 국경을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내전의 끔찍한 고통은 주민들이 떠안고 있다. 최근 두달간 20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했으며 주민 4만5,000여명은 평화유지군이 머물고 있는 고마로 탈출했다. 이들 피난민은 식량, 식수, 의약품이 모자라 어려움이 매우 크다. 게다가 반군이 일부 난민수용소를 습격하면서 생사조차 불분명한 피난민이 적지 않다.
영국의 BBC는 “고마 북쪽 90㎞ 지점 루츠후루의 난민수용소가 약탈돼 완전 소실됐으며 그곳에 머물던 피난민 5만여명이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며 “이 일대가 대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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