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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서도 '흑색혁명'/ 남아공 마슬랑구, 흑인 첫 코리아오픈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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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서도 '흑색혁명'/ 남아공 마슬랑구, 흑인 첫 코리아오픈 우승

입력
2008.11.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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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첫 흑인 대통령이 선출돼 전 세계적으로 '흑색혁명'의 날이 된 5일,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제4회 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대회에서도 작은 흑색혁명을 이룬 선수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극심한 인종차별에 시달렸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흑인이면서도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태권도 국제대회 챔피언이 된 던칸 마슬랑구(24) 선수다.

그는 이날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시니어Ⅰ 부문 남자 페더급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그의 우승은 흑인 빈민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13살 때 처음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해'만년 2인자'의 설움을 겪는 등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이뤄낸 것이어서 보는 이들의 코 끝을 찡하게 했다.

마슬랑구는 태권도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남아공의 태권도 역사를 새로 쓰는 유망주로 떠오르며 2003년 프랑스 파리 세계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했다.

그는 처녀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는 등 순탄한 길을 걷는 듯 했지만 행운의 여신이 늘 그의 편에 있지는 않았다.

출전한 세계대회마다 준우승에 머물러 매번 눈물을 삼켰는가 하면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서는 예선에서도 탈락해 출전의 꿈이 무산되기도 했다.

아내와 아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결국 지난해 11월 태권도 도복을 벗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생활고'가 챔피언을 향한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동생과 함께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 가던 그가 국제대회 챔피언의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도복을 입은 것은 올해 9월.

자신을 5년간 가르쳤던 조정현(38) 사범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훈련을 재개한 마슬랑구는 2개월 만에 꿈에 그리던 국제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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