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이 7일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 때 합참의장, 아들 조지 W 부시 행정부 초기 3년 간 국무장관을 지낸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
그럼에도 이번 미 대선에서 오바마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본인은 고사하고 있지만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장관이나 외교안보자문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래서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교류재단 주최 포럼에서 '미국 신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미관계' 라는 제목으로 행한 그의 강연에 국내외 시선이 쏠렸다.
오바마와 한미FTA
파월 전 장관은 "오바마 당선자는 열려있고 솔직한 자세로 한국과 대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생각만 얘기하지 않고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때로는 한미 간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시각이 다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양국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견디면서 이익을 공유해 온 오랜 친구이자 동맹"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특히 한미FTA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오바마가) 몇 달 내 어떤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고 (협정안이) 수정될 수도, 원안대로 통과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오바마는 미국인이 뽑은 대통령으로서 자동차 업계의 실업률 상승과 경기침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재협상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처럼 전체 무역의 98%가 문제없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나머지 2%에 문제가 있다 한들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오바마는 미국의 우려와 생각을 성심을 다해 설명하고 한국의 목소리도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와 북핵
파월 전 장관은 북핵문제와 관련, "오바마가 상대 의견을 경청하고 대화와 협상에 나서는 방식은 북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도 6자회담의 틀 안에서 관련국들과 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6자회담이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인내심 갖고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핵무기만 있으면 세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북한에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한반도에 핵무기가 없어야 전세계가 북한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와의 인연
파월 전 장관은 25년 친구인 매케인 대신 오바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두 사람과 만나 그들의 정책과 내 생각을 끊임없이 견주어왔다"며 "포용력과 뛰어난 판단력으로 전환기 미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는 오바마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험이 중요하지만 그 때문에 중요한 결정을 제때 내리지 못하면 오히려 큰 결함"이라며 "오바마를 통해 하나의 미국으로 통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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