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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日·中 '오바마 당선 확실시'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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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日·中 '오바마 당선 확실시' 반응은

입력
2008.11.1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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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납치피해 협상 등 대북정책 주시

일본은 고이즈미(小泉) 정권 이후 다소 소원해진 미일 관계가 이번 미국 대선 이후 어떻게 복원될 지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변화가 예상되는 미국의 대북한 정책도 눈여겨본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해결을 위한 북일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 안전을 위해 미일 동맹이 중요하다는 데는 오바마, 매케인 후보가 이견이 없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 등 국제 공헌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선출 지지 등 일본의 국제 지위 확대에도 한 목소리다.

하지만 일본이 볼 때 두 후보는 미묘하면서도 중요한 차이가 있다. 오바마 후보가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는 '일본인 납치 문제 중시' 발언을 매케인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핵문제 해법은 차이가 더 선명하다. 매케인이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잔혹한 체제"라며 모든 영향력을 행사해 핵 폐기를 압박하겠다고 하지만 오바마는 6자회담 등 국제적인 연계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한다.

일본 정부가 드러내놓고 한 후보의 편을 들진 않지만 대북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매케인 쪽에 기대를 거는 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최근 미국의 대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로 납치 문제 해결을 도울 중요한 대북 압박 카드를 잃었고 해제에 임박해서야 미국의 통보를 받았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친 것도 일본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미일 동맹의 이런 거리감을 좁히고 대북 압박에 공조할 정권을 바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노동계급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대체로 주가가 오르고 경기가 살아난 전례를 들어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대처에는 오바마 후보가 나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고이즈미 정권에서 공공개혁을 주도한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최근 "민주당이 국내 고용문제를 중시, 보호주의 정책으로 기울기 때문에 미일 무역 마찰이 일어나기 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이 지난달 22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미 대선 후보 온라인 투표에서는 3일 오후 3시 현재 3만1,500여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결과는 오바마의 압승(78%)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 중국, 전통적 공화당 지지 깨고 이례적

중국의 차이나 데일리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참여자의 75%가 오바마 후보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미국 공화당 정부를 선호해온 중국에서 이런 결과는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학자들은 "오바마 후보가 상징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 젊음, 정열 등이 중국인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선호도 결과처럼 압도적 차이가 나지는 않더라도 오바마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면서 대선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는 오마바 후보 당선 이후에도 중미 관계 발전이라는 큰 흐름이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9월 정부의 후원 하에 미국을 방문해 민주, 공화 양당의 외교 브레인들을 접촉한 뒤 오바마 진영 외교 브레인들이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중국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특히 지난달 미국 정부가 대만에 460억 달러 어치의 무기를 수출키로 결정했을 당시 두 후보가 찬성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드러난 미묘한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매케인 후보는 F-16 전투기와 잠수함 등 민감한 품목들을 수출 항목에서 제외한 미국 정부를 비판했지만 오바마 후보는 미국 정부의 결정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스인홍(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학 교수는 "중국에게 가장 민감한 대만 문제에서 오바마 후보는 좋은 시그널을 중국에 보냈다"고 평했다. 중국 정부는 또 장기 외교 전략 측면에서 힘을 바탕으로 하는 외교를 고수하려는 매케인 후보 보다는 세계를 향해 설득하겠다는 오바마 후보가 덜 껄끄러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는 미국 민주당이 인권문제와 무역역조 등 통상문제 등에 강경한 입장이어서 오바마가 당선되면 적지않은 마찰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클린턴 대통령 집권 초기 마찰이 생겼다가 이내 사라진 전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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