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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중국풍 - China Chic' 패션디자이너 눈에 비친 중국, 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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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중국풍 - China Chic' 패션디자이너 눈에 비친 중국, 중국인

입력
2008.11.04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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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탐 지음ㆍ이원재 옮김/한길사 발행ㆍ452쪽ㆍ2만2,000원

중국의 공습은 전방위적이다. 급격한 서구화와 주체 못 할 팽창주의 탓에 그 이미지가 부정적이기 일쑤였던 중국을 정제된 미학의 렌즈로 들여다 본다면? 쉽지 않은 질문에 이 책은 한 패션디자이너의 눈을 빌어 압축적으로 답한다. 삼(衫), 희(囍), 호(好), 열(熱), 통(通), 명(明), 청(淸), 시(市), 융(融).

'삼'은 청나라 때 유행한 긴 셔츠다. 어려서부터 아름다운 자수와 용 문양의 구슬 장식에 매료된 저자 비비안 탐은 그 기억을 살려 사선 모양의 앞여밈선, 높게 올라오는 목 칼라, 몸에 딱 붙는 라인 등으로 옷을 개발했다. '희'는 행복이 두 개나 겹친 글자로, 신부의 기대와 기쁨을 상징한다. 저자가 이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농염한 문장과 시각적 자료들이 눈을 잡는다.

아이들의 마음을 상징하는 '호'는 중국인들에게 희망을 뜻한다. 저자는 근현대의 달력이나 포스터 등에서 어린이들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본다. '열'은 마오쩌둥 열풍을 가리키는 말이다.

'통' '명' '청'에서 저자는 중국의 정신세계를 분석한다. 태극권과 서예 등 불교와 도교의 전통이 현재까지 연결되고 있는 상황('통')에 이어, 명나라와 청나라의 문화적 유산이 어떤 식으로 현대 중국에 스며들었는지 이야기한다.

저자는 중국의 방대한 디자인 자산은 우선, 보고 느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에는 150여 컷의 사진, 그림, 의상디자인 등을 실었는데 그 전체적인 톤은 중국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금색으로 통일했다.

중국 광저우에서 태어난 저자는 세살 때부터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에서 자라 영국과 중국의 교육을 받으며 동서양이 접합된 스타일을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키웠다. 그녀의 작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런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등에 전시돼 있다.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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