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선교 여의사인 마티 잉골드(Dr. Mattie B. Ingold)가 세운 전북 전주 예수병원이 3일 개원 110주년을 맞는다.
구한말 혼란기인 1898년 11월3일 잉골드가 전주 서문 밖에 집 한 채를 구입, 어린이와 여성들을 위해 진료를 하면서 시작된 예수병원은 국내에서 근대식 병원으로는 왕립병원인 광혜원(1885년)을 제외하고 첫번째 병원이다. 김민철(54) 원장은 "생명 사랑의 전통과 첨단 의술 두 가지를 조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첨단 의료서비스 제공 뿐만 아니라 섬김과 나눔의 전통을 이어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의 손길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의술도 인술이 아니고 비즈니스'라고 강조하는 세계화와 무한경쟁 시대에 본분을 지키는 게 어렵지만 외국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일부라도 돌려주는 마음으로 이주 여성 무료진료와 제3세계 의료 봉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1998년 민간인 병원으로는 한국 최초로 문을 연 '역사의학사료전시관'을 의학박물관으로 정부 인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료관에는 110년 전 설립자의 유품과 진료 사진을 비롯, 선교 의료인들의 활동모습과 초창기 의료장비 등 800여점이 시대순으로 전시돼있다.
이 병원은 110주년을 맞아 1일 병원 지하 1층에서 예수병원 선교사와 후손 등 외국인과 직원 250여명이 참석해 '홈커밍 데이' 행사를 마련한다. 이날 행사에는 다니엘(Thomas H. Daniel. 3대 병원장 1910~1915)의 아들과 딸, 며느리와 설대위(David J. Seel. 12대 병원장 1969~1987)의 장남, 예수병원에서 출산인 인요한 박사의 어머니 등 15명이 참석해 유구한 역사와 활동을 회고하는 자리를 갖는다. 또 1969년부터 9년 동안 병원 간호부원장을 지낸 레베카(Rebecca) 선교사와 1965년 병원 엔지니어로 봉사했던 웨슬리 웬트워쓰(Wesley Wentworth) 선교사도 방문한다.
김 원장은 미국 장로교 재단과 독일 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예수병원은 공공의료수준이 미약했던 1960~70년대 한강 이남 최고의 병원으로 전국에서 환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의사 200여명 등 950여명이 근무하고 병상은 620개다.
김 원장은 "당시 미국 존스홉킨스 등 명문 의과대 출신이 의사로 오면서 외과와 안과 부문에서는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평가 결과 올해 1분기 외래환자 주사제 처방률 1.06%로 270여곳 종합병원 가운데 가장 낮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1994년 르완다 난민 구호의료팀 단장으로 3개월 파견을 다녀왔고 2000년부터 4년간 SIM(Serving In Mission) 국제선교회 소속 선교사로 나이지리아 엑베(Ecbe)에서 산부인과 의사인 부인 최금희(52) 전주대 대체의학과 교수와 함께 의료 봉사활동 후 귀국했다.
전주=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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