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벌써부터 '대선 후'를 얘기하고 있다. 공화당은 대선이 끝난 뒤 수일 내 버지니아에서 각 주 의장단과 고위급 당 인사 등이 참석하는 비공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12~14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는 공화당 주지사들이 대선 후 공화당의 진로를 모색하는 연례 회의가 열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머틀비치에서는 케이튼 도슨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의장 주재로 '2008 대선의 교훈과 2010년 중간선거 대응책'이라는 주제의 지도자 회의가 개최된다.
모두 대선 이후 당의 진로를 새롭게 모색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이런 회의 개최를 대선 전에 꺼내는 것 자체가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에 충분하다. 이 때문에 버지니아 회의는 유권자들의 표심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될 예정이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이기든 지든 회의는 열린다"는 당 관계자의 말에서 공화당이 갖는 위기의 체감도를 짐작할 수 있다.
버지니아 회의는 공화당 의장직을 맡을 차기 지도부 구성과 당 이념 복원, 다음 대선에 대한 대책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먼 온스타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30일"당의 진로, 당의 영혼(soul)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전했다.
회의에는 매케인이나 러닝메이트인 세라 페일린은 참가하지 않으나 당의 미래를 이끌 구심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페일린이 중점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에서 남부지역과 콜로라도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 등 공화당 텃밭이 상당 부분 민주당으로 넘어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공화당은 위기를 타개할 차기 지도자군으로 페일린과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같은 젊은층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의 외교ㆍ경제ㆍ사회 정책에 대한 쇄신책도 논의된다. 공화당측은 "1976년 지미 카터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의회까지 장악한 뒤 공화당의 변신과 공화당이 94년 중간선거에서 의회를 싹쓸이 한 뒤 민주당의 재건 노력에 비견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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