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계지도자포럼, 글로벌 한국의 길을 묻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계지도자포럼, 글로벌 한국의 길을 묻다

입력
2008.11.04 02:08
0 0

세계 금융 위기, 북핵 문제 등 정치, 경제적으로 시계 제로인 혼돈 속에서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에 대해 해법을 찾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건국60년기념사업위원회 주최로 30일 신라호텔에서 '글로벌 코리아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열린 세계지도자포럼에서 각국의 석학과 정치인들은 한국을 향해 아낌없는 조언을 쏟아냈다.

한국의 역할을 찾아라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과거에는 주요8개국(G8)으로 불렀지만 이제 그들만으로는 조율하기 힘들어지면서 주요20개국(G20)이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이 새로운 국제제도의 창설에 적극 참여하고 국제사회의 문제 해결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이 경제강국에 걸 맞는 위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후쿠야마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같은 기구들은 냉전의 소산으로 새로운 경제 문제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유엔 역시 이라크 전쟁에서 보듯 안보 위협을 감당하는 데 심각한 한계를 안고 있다"며 "개혁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에는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비견할 만한 다자기구가 없다"면서 "동북아에 6자회담을 넘어서는, 포괄적이면서 상설적인 안보 기구가 필요하며 유동성을 관리할 새로운 경제 제도의 구축도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IMF 등 국제기구의 개혁을 언급한 것에 대해 "매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은 강소국으로서 국제제도를 새롭게 짜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다만 "정부가 무엇을 구상하고 집행하고 있는지 (국민에게) 완벽하게 알려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 정부 내 의사소통 부재와 현 경제라인에 대한 불신에 대해서는 우려를 내비쳤다.

금융위기 이렇게 넘어라

존 손튼 미 브루킹스연구소 이사장은 "지도자가 너무 늦게 움직여서는 아무런 발전이 있을 수 없다"며 "금융 위기는 리더십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금융기관의 지도자는 정부 관료와 비슷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처럼 정부가 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고 이를 보증해도 은행이 대출을 꺼리는 경직성을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노트 두바이 금융감독청장은 "한국이 금융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독립적 감독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은행 펀드 보험 등 모든 부분의 리스크(위험)를 총괄할 수 있는 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 위기가 한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한국 경제는 더 탄탄해질 것"이라며 "현 상황을 방치해 1998년과 같은 금융 위기가 재현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은 "리스크 평가 방안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금융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금융 감독은 최대로 하되 규제는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장기적 안목으로 현 위기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안정이 중요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는 "수년 동안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느낀 중요한 점은 지속적인 대화와 경제협력"이라며 "(남북이) 말을 하지 않으면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메이저 전 총리는 "한반도가 장기적 평화와 안정을 이루느냐는 북한에 달려 있다"며 "60년 뒤 통일된 한반도는 경쟁력 있는 노동력과 힘 있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동북아 무역지대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윌리엄 코언 전 미국 국방장관은 "6자회담을 통해 남북 간 대립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남한이 북한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을 지원한다 하더라도 열린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리 요시로(森喜郞) 전 일본 총리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짧은 기간에 경제 발전을 이룩했고 이제 세계 발전에 적극 공헌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고 평가하면서 "북핵 문제의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6자회담 참가국 간의 공조, 특히 한일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원천적으로 걷어낼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언제든 추가조치를 선제적으로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외화는 물론, 원화 유동성을 충분하고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은행들의 해외차입에 대한 지급보증도 과감히 실시할 것"이라며 "세계적 실물경제 침체 조짐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의 역할도 대폭 강화해 본격적 내수활성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삼국지 적벽대전에 나오는 연환계(連環計)를 소개하며 "많은 배를 하나로 연결해 적과 싸우려 했던 이 전략은 순풍을 탔을 때는 강력했지만 역풍을 타고 불어온 불길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금의 금융 위기도 서로 연결된 개방경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화재를 미리 차단할 예방책을 만들고 만약 불이 나더라도 이를 조기에 진화할 메커니즘이 필요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이화영 인턴기자(이화여대 생명과학과 4년)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