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A초등학교는 요즘 교원성과상여금(교원성과급) 문제로 벌집 쑤신 듯 시끄럽다. 교원성과급이 지급된 뒤 낮은 등급을 받은 교사들이 "기준을 제시하라"며 집단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B중학교은 약간 사정이 다르다. 교원성과급을 일괄적으로 모아 교사 수로 나눠 지급했다. 이른바 'N분의 1' 방식을 택한 것. 50여명의 교사들이 2등급 성과급을 받았지만, 서울시교육청에는 3등급으로 나눠 지급한 것으로 엉터리 보고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8월말 확정한 2008년 교원성과급이 지난달부터 지급되면서 일선 학교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성과급을 적게 받은 교사들이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고, 이를 우려한 일부 학교는 성과급을 균등 배분하는 변칙을 동원하는 등 후유증이 적지 않다.
교사들이 교원성과급에 유독 민감해진 이유는 성과급 차등 폭이 지난해 20%에서 30%로 확대되고, 등급 구분이 3등급에서 4등급으로 늘어난 때문이다.
올해 성과급 기준액은 283만7,250원으로, 성과급 최고액과 최저액 차이는 3등급 구분일 경우 57만8,470원, 4등급은 101만5,160원이 된다. 교사에 따라 100만원 이상의 성과급 차이가 난다. 3등급 차등액도 지난해(29만2,140원)에 비해 2~3배로 늘어났다.
교원성과급이 학교를 통해 본격 지급되자 낮은 등급을 받은 교사들은 대부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의를 요구할 태세다. 서울 C초등학교 윤모(46) 교사는 "궂은 일을 다 하면서 학교 업무에 충실했는데 C등급을 받아 뒤통수를 얻어 맞은 기분"이라며 "기준이 뭔지 반드시 파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지역의 한 중학교는 경력에 따라 등급이 결정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 학교 교사는 "경력에 따른 수당과 교원성과급이 뭐가 다른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교사 간 반목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부산의 한 중학교 김모(40) 교사는 "C등급을 받아 내년에 아무 직책도 맡지 않겠다고 교장에게 말했다"며 "A등급 교사들도 동료 교사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일부 학교는 궁여지책으로 성과급을 균등지급하고 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정모(29)교사는 "어차피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교사들이 균등배분 하자고 해 학교측이 받아들였다"며 "이런 학교들이 많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교원성과급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애매하기 짝이 없는 등급 결정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급 부장 등 보직을 맡거나 교사 경력이 높을수록 상위 등급을 주는 것은 성과급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원성과급 지급을 위한 등급 결정은 시도교육청 권한이라 개입이 곤란하다"며 "다만 성과급 균등분배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당 학교를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교원성과급
교직 사회도 다른 공직 사회처럼 경쟁의 원리를 도입해 교원의 질적 수월성을 높이기 위해 2006년 도입됐다. 매년 한 차례 업무 성과 평가를 통해 교원에게 추가적인 임금을 지급한다. 교원의 경우 교장, 교감에게서 받은 근무평가를 근거로 한다.
이대혁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