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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국민에 실망 준 적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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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국민에 실망 준 적 없지 않았다"

입력
2008.11.04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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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진(사진) 검찰총장은 31일 검찰 창립 60주년 기념사에서 “국민들께 실망을 끼쳐드린 순간들이 없지 않았다”며 “참으로 아쉽고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의 과거 잘못에 대한 유감의 뜻으로 한 발언이지만, 표현이 너무 모호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어 오히려 인권단체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난 달 법원의 과거사와 관련해 진지한 사과를 한 것과 너무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임 총장은 “검찰은 역사의 고비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는데 앞장 섰고,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법질서의 확립이나 사회 정의의 실현에 치우친 나머지 국민의 인권을 최대한 지켜내야 한다는 소임에 보다 더 충실하지 못했던 안타까움이 없지 않다”며 “수사결과에 대한 의욕이 지나쳐 수사 절차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소홀히 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임 총장의 발언은 권력유지를 위해 검찰이 인권침해와 조작사건에 관여했음을 외면하고, 의욕이 앞서 발생한 불상사로 취급한 것으로 반성이 아니라 무고한 피해자들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든 것”이라며 “사회정의 실현에 치우쳐 간첩사건을 조작했다니 당혹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시절 검찰과 똑같은 과거사 인식”이라며“임 총장의 발언은 안 하니 만 못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편 임 총장은 “부패범죄를 효과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제한적 플리바게닝(자백감형) 제도를 도입할 때가 되었다”며 이 제도 도입 추진을 공식화했다. 또 ‘검찰의 미래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수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영장항고제’, ‘참고인 구인제’, ‘사법방해죄’ 등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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