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라는 물을 주고 배려라는 거름을 내면 열매는 자연스럽게 열리죠."
한양증권의 첫 여성 지점장이 된 김민희(38)씨의 업무 철학이다. 과장급으로도 사내 첫 지점장이다.
그는 강한 목표의식과 뛰어난 영업실적 덕분에 최근 증시 침체 속에 단행된 인사에서 파격발탁의 영예를 누렸다. 한양증권은 지난달 30일 "김씨가 1일부터 안양지점장으로 근무하게 되는데, 안양지점 직원 8명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고 전했다.
신뢰가 승진의 발판이었다. 1989년 한양증권의 단순 창구직원으로 입사한 김씨는 외환위기 때 영업직으로 전환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주변에선 고향(인천)에서 근무한 덕이라고 수근거렸지만, 2006년 분당지점으로 옮긴 뒤에도 실력은 녹슬지않고 오히려 더 빛났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 모은 데다 인천의 기존 고객들도 꾸준히 김씨에게 돈을 맡겼던 것. 김씨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고객의 말을 경청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되 무리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했다"며 "자나깨나 고객과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사생활도 일정부분 포기했다"고 말했다. 퇴근 후에도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회사전화를 휴대폰으로 돌려놓을 정도다.
조언과 살가운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증시 침체기에도 '참고 견디면 기회가 오는 만큼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뚝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고객들에게 힘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를 자랑스러워 해주는 아들(13)에겐 가끔 미안하지만 김씨는 긍정의 힘을 믿는다. '포기하지 말자, 할 때까지 하자, 나의 미래는 밝다'는 그의 좌우명처럼.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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