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미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이 한국의 금융시장 위험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국은행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집행이사회가 신흥시장 국가들을 대상으로 단기 유동성 창구를 개설하면서 한국의 국가 위험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30일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FRB의 달러 유동성 지원 조치는 한국의 부도 위험성을 현저히 낮추고 금융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의 건전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국가 부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가 됐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한국이 이용할 수 있는 유동성 규모가 최소 690억달러에 달해 외화 유동성 부족이나 부도 위험에 관한 투자자의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하다"며 "한국이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모두 활용한다면 외환 보유액은 3,000억달러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FRB의 유동성 지원만으로 한국의 금융시장이 조속이 정상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씨티그룹은 "부도 위험은 크게 줄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한국의 신용 경색은 여전하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한국의 신용 경색, 외환 부도 위험이 한국의 3대 리스크였는데 외환 부도 위험이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외환부도 위험이 줄어든 만큼 한국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금융 부문에 대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신용 경색을 완화하는 노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도 보고서에서 "한국 은행과 FRB의 통화 스와프는 놀라운 진전"이라며 "한국은 FRB의 4개국과의 통화 스와프 조치의 명백한 수혜자"라고 평가했다.
메릴린치는 "1946년 이후 선진국으로부터 신흥 국가로의 유동성 공급은 주로 IMF를 통해 이뤄져온 점을 감안하면 미국과 한국의 통화 스와프는 아주 예외적인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도 "통화 스와프 조치가 한국의 외환 보유액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진정시키고 원화 환율에도 지지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경상수지도 개선되고 있고국제 자금시장 경색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향후 3, 6, 12개월의 원ㆍ달러 환율 전망치를 1,250원, 1,150원, 1,120원으로 유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MF가 신흥시장 국가들에게 유동성 창구를 개설하면 한국이 멕시코, 브라질 등과 함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1990년대 후반 외환부족으로 IMF의 지원을 받은 것을 국가적 수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단기 유동성 관리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