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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장 분위기 바꾼 한미 통화스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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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장 분위기 바꾼 한미 통화스와프

입력
2008.10.3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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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미국 '달러 우산' 속에 들어갔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어제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설이 일거에 진정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달러가 부족할 경우 한은이 내년 4월 말까지 원화를 미 FRB에 맡기고, 언제든지 달러를 갖다 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계약은 300억 달러만큼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니 한국에 화재(외환위기)가 나면 미국이 소방수 역할을 해주겠다는 보증서나 다름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심화로 신흥국가를 덮치고 있는 거센 폭풍우가 우리에게 밀려오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방파제를 확보한 셈이다. 이미 영국 일본 등 10개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은 미국은 이번에 우리나라 멕시코 브라질 싱가포르 4개 신흥국가와도 체결했다.

살얼음판을 걸어온 금융시장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극심한 달러 고갈사태에 따른 원화 환율 폭등세가 진정되는 등 외환시장이 안정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금융회사들의 꽉 막힌 외화 차입도 재개되고, 대외채무도 만기연장이 수월해지면서 증시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2,397억 달러)인데도 국가부도 위험도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말레이시아 태국보다 높아지는 등 환란 악몽에 시달려왔다.

정부는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외에 비상시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제2, 3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중국 일본과 이미 체결한 통화스와프 한도를 늘리고, 한중일간 80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 통화기금(AMF) 발족도 서둘러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일시적 외화유동성 부족을 겪는 신흥국가에게 구제금융과는 성격이 다른 단기 외화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이 자금을 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또 다른 루트가 열린 것이다. 정부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실물경기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통화 재정정책과 감세 규제완화 등 종합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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