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정인(29)씨는 30일 기상청의 '동네예보' 홈페이지(www.digital.go.kr)에 접속했다. 다음날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리는 서울 잠실운동장 일대 날씨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잠실운동장이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을 선택하자,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어진 우산 표시가 오후 6시부터 구름에 살짝 가린 해로 바뀐다.
정씨는 "비 소식 때문에 야구 경기를 보러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저녁에는 갠다고 해 가기로 결정했다"면서 "예보가 정확히 맞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시작된 '동네예보'에 시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였다. 동네예보는 기존 시ㆍ도 단위 광역예보와 달리 전국을 읍ㆍ면ㆍ동 단위로 쪼개 향후 48시간 내 기온과 강수 여부, 바람, 습도 등을 3시간 단위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동네별로 원하는 시간대의 예보를 볼 수 있어 야외 활동을 계획할 때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프로골퍼 박대훈(33)씨는 "직업상 항상 날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동안 일기예보가 오보가 나는 경우가 많아 난처했다"면서 "생활에 좀 더 밀접한 방식으로 예보 방식을 바꿨다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잦은 오보에 지친 일부 시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대학생 김기훈(28)씨는 "오보를 남발하던 기상청이 색다른 시도를 하는 것 같은데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기상청이 작년 말부터 동네예보를 시범서비스 하고 있는데 맞은 적이 거의 없었다"면서 "본격 시행했다고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예보관들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김승배 예보관은 "동네예보가 시행된다고 일기예보의 정확성이 확연히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예보의 표현 방법을 세분화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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