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상황은 대중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중국경제 성장률이 작년 2분기의 12.6%를 정점으로 연속 하락세를 보이더니 금년 3분기에는 9.0%까지 하락하는 등 급속히 냉각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9% 성장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성장률 하락속도가 워낙 빠른 데다 성장률이 8% 이하로 떨어질 경우 고용 유지에 문제가 생겨 사회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징후로 인식되고 있다.
낙관ㆍ비관 엇갈리는 중국경제
중국 경제의 향방에 대해서는 낙관적 견해와 비관적 견해가 맞서고 있다. 낙관적 견해의 근거로는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와 능력을 들 수 있다. 중국 정부는 7월부터 과열 억제 기조를 성장 유지로 전환하고, 9월 이후에는 금리를 연속 두 차례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부양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중국의 금리(재할인율) 수준은 4.32%로, 미국의 2.25%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아 금리 인하의 여력도 상대적으로 크다. 재정수지 역시 미국은 GDP 대비 2.5% 적자이나 중국은 GDP 대비 0.4%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재정투입의 여지도 많다. 또 1조 9,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 국유기업의 비중이 높다는 점, 금융ㆍ외환ㆍ자본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보유한 점 역시 중국 정부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요인들이다.
해외 주요 기관들도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초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중국 경제가 올해 9.7%, 2009년 9.3%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인사이트나 주요 투자은행들도 대부분 올해 성장률을 8% 이상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것은 낙관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중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세계 경기가 급락했던 2001년에 22.6%였으나 2007년에는 무려 40.7%까지 급등하였다. 세계 경기 악화에 훨씬 취약한 구조가 된 것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면 우리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인가? 가장 먼저 아시아 주변국들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중국의 총수입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달하며, 중국의 수입이 10% 감소할 때 동아시아의 GDP는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중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가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둘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원자재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원자재 수출국 역시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철광석, 석탄, 니켈의 경우 중국이 세계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기준 각각 54.0%, 41.3%, 23.3%이다. 셋째 제조업 분야의 타격도 클 것이다. 중국의 경우 2차산업의 GDP 비중이 2007년 현재 48.6%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대중 투자금액의 78.1%가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우리나라 제조업 부문의 대중 수출 감소 및 현지법인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
수출 경쟁력ㆍ기술 격차 높여야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중국의 경제 악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위기 속에는 항상 기회가 있다. 우선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원화의 대위안화 환율은 작년 11월 초부터 급등세를 나타내며 불과 1년 만에 1위안당 120원에서 210원까지 상승했다. 대중 수출 및 제3세계 수출에서 우리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지게 될 것이다.
중국의 경기부양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외부 환경의 악화를 내수 부양으로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내수지원책을 펼 것이다. 외국인 투자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어 우리 기업들이 좋은 투자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품질 및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노력도 긴요하다.
정철호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