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의 계절이 다가온다. 머리카락을 산발로 만들며 두피 속까지 휑하게 만드는 찬 바람. 그뿐인가. 옷도 검정 코트 일색으로 점점 단조롭고 칙칙해진다. 아, 개성을 표현하기 어려운 계절이여. 하지만 모자 하나만 눌러 쓰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자는 아무리 평범한 의상이라도 센스 있는 스타일로 완성시켜 주는 '패션 마술사'니까. 보온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패션 포인트로도 손색 없는 효자 아이템, 모자. 페도라부터 비니까지, 멋쟁이들이라면 한두 가지쯤은 챙겨야 할 모자 연출법을 알아보자.
● 어디에도 어울린다, 페도라
과거 중절모라 불리던 페도라(fedora)는 예전에는 모델들의 패션 화보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이젠 거리에서 남녀 구분 없이 머리 위에 얹고 다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무인도에 갈 때 단 하나의 모자만 챙겨갈 수 있다면? 서기 2008년의 트렌드세터들은 고민할 것도 없이 페도라를 첫 손에 꼽는다.
중절모보다 챙의 길이가 짧은 페도라는 폭 넓게 활용되는 스타일이지만, 믹스 앤 매치 스타일로 언발란스하게 연출하면 가장 좋다. 올 가을에 인기를 끌고 있는 페도라는 챙 넓이가 더욱 좁아진 캐주얼한 스타일. 일자로 똑바로 눌러 쓰는 것보다 한쪽 눈썹을 살짝 가릴 정도로 비스듬하게 기울여 쓰는 것이 멋스럽다.
얼굴이 안 보일 정도로 푹 눌러 쓰면 귀여운 스타일이, 머리에 살짝 올려 놓은 것처럼 코디하면 시크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로맨틱한 스타일에 매치하면 보이시한 로맨틱 룩을, 체크 무늬 셔츠와 멜빵, 프티 스카프와 매치하면 개구쟁이 같은 보헤미안 룩이 완성된다.
● 베레모로 파리지엔처럼
'빵모자', '사과모자'로도 불리는 베레모는 울이나 펠트로 만든 머리에 밀착되는 형태의 모자를 일컫는다. 모자 자체의 곡선과 부드러운 소재가 풍성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에 잘 어울린다. 올 가을 가장 떠오르는 스타일은 니트 소재 베레모.
살짝 늘어지게 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얇은 실이나 성글게 짜인 것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앞머리를 살짝 내려서 코디하면 얼굴이 작아 보이기까지 한다. 거기에 방울까지 달려있으면 귀여움이 배가된다.
● 클래식한 보헤미안, 헌팅캡
헌팅캡은 매치하는 의상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주는 게 장점. 가죽은 물론 데님과 니트, 코듀로이 등 종류가 다양해 스타일에 따라 색다른 멋을 낼 수 있다.
세련된 보헤미안 룩을 연출하려면 가죽 소재의 헌팅캡이, 도시적인 옷차림엔 니트 소재 헌팅캡을 코디하면 풍성하면서도 감각적인 보헤미안 룩이 완성된다. 레이스로 장식된 헌팅캡을 활용하면 로맨틱한 보헤미안이 될 수 있다.
● 비니로 빈티지 보헤미안룩을
헝클어진 머리도, 길어도, 짧아도 관계 없다. 머리 손질 여부에 관계 없이 스타일을 완성시켜 주는 비니(두건처럼 머리에 딱 달라붙게 뒤집어 쓰는 모자)는 계절에 상관없이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특히 니트를 이용한 수공예 느낌이 빈티지 보헤미안 룩을 연출하기에 적합하다.
빈티지 보헤미안 룩을 연출할 때는 뒷부분이 늘어지는 느낌의 긴 비니가 좋다. 의상에서 다양한 색상이 사용되었다면 단색 비니를, 단순한 스타일로 연출했다면 둘 이상의 색상이 사용된 멀티컬러 비니를 매치한다.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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