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통화스와프/ 신흥국 위기땐 美도 안전하지 못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통화스와프/ 신흥국 위기땐 美도 안전하지 못해

입력
2008.10.31 00:09
0 0

우리야 당장 1달러가 아쉬운 입장이지만, 미국은 원화가 필요한 나라가 아니다. 미국으로선 우리나라와 굳이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우리나라 원화를 달러와 바꿔주기로 했을까. 여기엔 복합적 이유가 있다.

이번에 한국과 함께 통화스와프 대상에 포함된 브라질, 싱가포르, 멕시코는 '신흥시장국'들이다. 그 동안 선진국끼리만 하던 스와프의 문호를 처음으로 신흥국에 개방한 것이다.

그러나 선심은 아니다. 이들이 위태로워지면 미국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위기의 진원인 미국에 달러가 환수되는 상황을 방치하면 세계적으로 안 좋다는 점을 협상 과정에서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가진 대규모 외환보유액도 고려됐다. 2,400억달러 가까운 한국의 외환보유액 절반 가량은 미국 국채 형태로 보관중이다. 미국에겐 한국이 무시할 수 없는 채권자인 셈이다. 만약 한국이 다급해져 미 국채를 처분할 경우, 미국도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한국, 브라질, 싱가포르는 외환보유액 세계 6∼8위 국가들로, 한결같이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한 나라들이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릴 지 모른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국과의 통화 스와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이달초 한ㆍ중ㆍ일ㆍ아세안 국가들이 800억달러 규모의 자체 금융위기 펀드 조성을 서두르겠다고 발표한 직후다.

미국을 제치고 지역간 통화협력이 활성화될 경우, 위안화 등 또 다른 유력통화가 부상할 가능성도 미국으로서는 막고 싶었을 것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한ㆍ미간 협정이 안되면 한ㆍ중ㆍ일 중심의 스와프 체제를 모색할 수 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고 전했다.

한국 등 4개국은 모두 미국이 우선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던 '경제 동맹국'란 점도 고려됐을 것이다. 남미, 중미, 아시아 등 대상국의 지리적 안배도 엿보인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