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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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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입력
2008.10.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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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이 원화와 달러를 맞교환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 달러가 부족할 경우 정해진 한도 내에서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려 쓸 수 있는 만큼, 달러 기근 현상이 일거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기획재정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한국은행이 양국간 통화 스와핑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달 중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미국 방문을 전후해 미국 측에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을 요청하고 실무 협의를 벌여 왔다"며 "미국 측도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온 만큼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달러를 빌려 올 수 있는 통화 스와프 한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200억달러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호주, 캐나다, 스웨덴 등이 300억달러 한도로 미국과 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점을 감안할 때, 이들 국가보다 외환보유액이 6~7배 많은 우리나라의 스와프 한도는 이보다 적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스와프 규모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선진국들과만 맺어온 스와프 협정을 우리나라와 체결한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며 "상징성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한정 찍어낼 수 있는 미국과 통화 스와프가 개설된다면, 한도만큼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이 곧 발표할 '신흥국 단기유동성 지원 통화 스와프 프로그램'에 참여할 필요성도 없어진다.

외환시장과 증시에도 상당한 호재가 될 전망이다. 통화 스와프 협정이 체결된다고 당장 달러가 유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달러 안전판'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원ㆍ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외화 유동성 부족 현상이 해소되면서 증시 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 요인도 없지는 않다. "외환 보유액은 충분하다"고 거듭 강조해 온 정부가 미국에 통화 스와프 개설을 직접 요청했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외부 인식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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