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퇴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던 머릿니가 수년 전부터 창궐해 어린이 위생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100명 중 4명(4.1%)꼴로 머릿니가 기생하고 있다.
1~4㎜ 크기의 작은 곤충인 머릿니는 사람 머리에만 기생하며 피를 빨아먹는데 빈곤의 상징이었다. 머릿니에 물리거나 머릿니의 배설물로 인해 무척 가렵다. 많이 긁으면 진물이 나올 수 있다. 서캐(이의 알)는 머리카락에 붙어 있고 비듬과 달리 잘 떨어지지 않아 머릿니 진단에 도움이 된다.
머릿니는 대체적으로 위생관리가 불량하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경제적 빈곤이나 가정환경의 불결함과 관계없이 어린이 모두가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가 많이 모이는 어린이집과 캠프, 학교, 수영장 등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치료제로는 크로타미톤, 린덴 등의 성분이 함유된 로션과 크림, 샴푸 등이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를 해도 알까지 퇴치하기는 어려워 가는 빗으로 죽은 이와 서캐를 모두 없애야 한다. 아이가 치료를 시작한 뒤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온 가족이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영ㆍ유아, 임신부나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은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후에 치료를 해야 한다.
간혹 빨리 머릿니를 치료하려는 마음에 알코올, 식초 등의 약물을 어린이의 두피에 뿌리는데 발진과 감염, 접촉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사용한 빗은 약용크림으로 깨끗이 씻어 주고, 집의 바닥이나 가구 등은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는 것이 좋다. 또 최근 사용한 옷은 끓는 물에 넣어 빨고, 베개와 이불은 햇볕에 말려 소독을 해야 한다.
머릿니는 같이 쓰는 침구나 모자, 의복, 수건 등을 통해서 전파될 수 있다. 따라서 캠프와 어린이집, 찜질방, 헬스장, 수영장 등 공동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개인물품을 함께 사용하지 말도록 아이에게 미리 주의를 줘야 한다. 세탁하기 힘든 봉제인형, 쿠션 등은 랩으로 감싸서 냉동실에 이틀 이상 넣어두면 머릿니가 죽는다.
젖은 머리는 머릿니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머리를 감은 뒤 선풍기 바람이나 헤어드라이어로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박하나 전문의는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아이들의 머리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쉽게 옮기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위생검사를 받도록 배려해야 한다"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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