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언론들이 민감한 사안인 흑인 대통령에 대한 경호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오바마는 주변 사람들이 올해 초 "대통령 출마로 생명이 위협 받지 않겠는가"라고 걱정하자 "모든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며 우려를 불식하려 했다. 그러나 27일 오바마 후보를 포함한 흑인들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신나치주의 극우주의자들이 붙잡힌 것은 범죄의 구체성 여부를 떠나 흑인 지도자에 대한 극우세력의 위협이 여전히 상존함을 보여준다. 8월에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오바마 암살을 모의한 3명이 체포됐다.
오바마에 대한 당국의 경호는 철저하다. 이미 지난해 5월부터 재무부 경호팀(시크릿 서비스)이 오바마를 밀착 마크하고 있다. 대선전에 뛰어든 역대 후보 중 이렇게 이른 시기에 경호팀이 붙는 경우는 없었다. 유세장에서도 권총을 옷 속에 차고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경호원들이 오바마와 악수하는 군중의 손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한다. 경호팀에게는 이때가 가장 위험하고 긴장된 순간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전했다.
차로 이동할 때는 '배반자(Renegade)'라는 암호명을 지닌, 한명 이상의 요원이 동승하고 오바마 차량 앞뒤로 경호차가 샌드위치 마크 한다.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도 6명의 요원이 먼저 내려 위협 여부를 확인한다. 시카고 하이드파크에 있는 오바마의 집은 중무장 요원과 보안장벽에 둘러싸여 있다. 워싱턴에서 학교를 다니는 일곱살, 열살 짜리 두 딸은 경호원과 함께 등하교한다. 가족 전체가 한꺼번에 외출하는 것은 아예 금지돼 있다.
미국에는 소수인종을 대상으로 '증오범죄(hate crime)'를 자행하는 극우 단체가 수백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로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윌리엄 매킨리, 제임스 가필드 등 4명의 대통령이 재임 중 암살됐고 흑인 인권을 주창한 케네디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목전에 두고 총격에 희생됐다. 대통령 암살기도 사례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1981년)을 포함, 여덟번이 더 있다. 대통령은 아니지만 흑인 인권운동가 말콤X와 마틴 루터 킹 목사도 백인우월주의 세력에 희생됐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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