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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두 산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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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두 산 넘었다

입력
2008.10.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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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성근 감독이 가장 믿는 타자는 누굴까? 바로 3루수 최정(21)이다. 정교하고 꾸준한 타격솜씨 덕분에 김 감독이 '미래의 이승엽'으로 지목한 최정은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1할2푼5리(8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1차전에서 7번타자로 나선 최정은 2차전에서는 6번타자, 29일 잠실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5번타자로 나섰다.

반면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거푸 홈런을 터뜨린 김재현은 3차전 선발에서 제외됐다. 두산 선발이 왼손 투수 이혜천이었기 때문. 김재현은 2차전까지 7타수 3안타(0.429) 3타점 2홈런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는 이유로 벤치를 지킨 것. 최정에 대한 김성근 감독의 믿음이 얼마나 대단한지 간접 비교할 수 있는 대목이다.

1-1 동점이던 6회초 2사 1루. 앞선 두 타석에서 각각 투수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난 최정이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호투하던 선발 이혜천 대신 불펜의 핵심 이재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최정이 올 시즌 이혜천을 상대로 6할6푼7리(6타수 4안타)로 강했지만 이재우에게는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정은 김경문 감독의 승부수를 짓밟았다. 이재우는 초구로 시속 145㎞짜리 강속구를 바깥쪽 높게 던졌다. 하지만 최정의 방망이에 걸린 타구는 새까만 밤하늘에 하얀 포물선을 그리더니 왼쪽 담장 너머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정의 한방을 앞세워 SK가 두산을 3-2로 이겼다. SK는 1차전에서 졌지만 2,3차전을 모두 이겨 2승1패로 앞섰다. 3차전 최우수선수(MVP)가 된 최정은 "이재우 선배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 초구 직구를 노렸다"면서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홈런을 쳤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은 1-3으로 뒤진 7회말 최승환의 1점 홈런으로 2-3까지 추격한 뒤 9회말 1사 만루의 역전 찬스를 잡았지만 이마저도 3번 김현수가 2루수 병살타에 그치면서 뒤집기에 실패했다. 특히 두산은 안타 11개에 4구 2개를 기록할 정도로 활발한 공격을 펼쳤으나 잔루가 10개에 이르는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 아쉬움을 남겼다.

SK 정우람은 5회 1사에 구원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고, 마무리 정대현은 2이닝 동안 4피안타를 허용하는 진땀 나는 투구를 했으나 두산의 토막 난 공격에 힘입어 행운의 세이브를 챙겼다. SK 송은범과 두산 랜들이 선발 맞대결하는 4차전은 30일 오후 6시에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이상준 기자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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