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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기업 직접자금 조달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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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기업 직접자금 조달 올스톱

입력
2008.10.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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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디 안 좋다는 얘기 들으신 거 있어요?"

요즘 은행권은 루머 수집에 열심이다. A기업 현금흐름이 안 좋다더라, B건설사가 미분양이 많다더라 등등 흉흉한 소문을 추적한다. 언제 어느 기업이 쓰러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출 관리를 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건전성 지표 관리도 힘들어진 상황에서 한계기업에까지 대출을 해 줄 수는 없는 형편.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금융위기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고 증시 폭락으로 유상증자도 어려워 직접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은행이 대출도 꺼리면서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기업조차 10원이라도 절약하자며 긴축 경영에 들어가고 투자계획을 접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견기업인 C&그룹이 워크아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금융권에 '중견기업 연쇄 부도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무리한 C&중공업 인수ㆍ합병(M&A)으로 시작된 C&그룹 유동성 문제는 순환출자로 연결된 계열사 C&우방의 채무보증 등 그룹 내부의 문제가 일차적 원인이지만, 기업의 유동성 문제에 극히 민감해진 금융권이 몇 번의 만기연장 후 추가지원을 거부한 것이 사실상 직접적인 원인이다.

따라서 제2의 C&사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가장 큰 업종 중 하나로 건설업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미분양이 크게 늘어난 주택 위주 건설사들은 은행권 추가 대출은 포기하고 만기연장도 힘든 형편이다. 중견건설사인 A사 관계자는 "주택 위주로 사업을 키워온 기업들은 큰 위기"라면서 "PF 등 금융권 자금줄을 더 이상 늘릴 곳이 없어졌다, 내일은 어디가 넘어갈지 모르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3분기 실적 발표가 완료되는 11월 중순께 건설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신용평가사들이 그때쯤 정기평가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평사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지금 은행권은 땅만 사놓고 아직 착공이 안 된 PF 건에 대해서는 대출을 연장하지 않고 회수하고 있고, 건설사 회사채는 아무도 받아주는 데가 없어 발행 안 된 지가 오래"라면서 "건설사 자금상황이 대단히 안 좋다"고 말했다.

또 "신용평가사의 분석 대상은 우리나라에서 도급 순위 100위 안에 드는 중견 건설사들이 대부분이지만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기업들이 꽤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떨어지면 금융권 대출이나 만기 연장은 극도로 어려워진다. 실제로 C&그룹의 경우도 이달 24일, 27일 연달아 신용평가사들이 C&중공업과 C&우방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춘 후로 위기설이 더 증폭됐다. 정부에서 건설사 지원 대책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 등을 연일 내놓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자산 디플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마당에 별다른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환헤지용 통화옵션인 키코(KIKO) 가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하나 둘 쓰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중소기업에 대한 평가를 하고, A~D 등급 중 A, B 등급 기업에 대해서는 늦어도 다음달부터 바로 은행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폭등한 상황에서 매월 혹은 2개월마다 수십억원어치씩 달러를 사야 하는 기업들은 지원을 받기도 전에 망하게 생겼다며 아우성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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