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SK의 두 배가 넘는 11안타를 치고도 패한 이유는 지나치게 신중하고 소극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경기 종반, 특히 9회에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다시 소극적으로 변했다. 병살타를 친 김현수도 그랬다.
득점력을 높이려면 2번이 강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두산의 타순 변경은 적절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 2번 타자로서 제 몫을 다했던 오재원을 6번으로 내리고 6번이던 고영민으로 2번으로 올렸는데 선수들이 적잖은 부담을 느낀 것 같았다.
정규시즌 때도 그랬듯이 두산의 타순 변경은 매우 이례적이다. 3차전에서 SK도 바뀌긴 마찬가지였지만 SK 선수들에게 타순 변경은 '생활'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3차전을 한국시리즈의 승부처로 보고 필승카드 이재우를 6회에 투입하는 강수를 띄웠다. 그러나 이재우는 플레이오프 때부터 많이 던졌고, 이재우 뒤에 던질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입시기가 다소 일렀다.
SK 1루수 이진영이 원 바운드 악송구 두 개를 잡아준 것은 홈런 못지않았다. 특히 9회 1사 만루에서 2루수 정근우가 김현수의 타구를 잡고 2루 베이스를 터치한 뒤 더블플레이를 시키기 위해 1루에 원 바운드로 던졌는데 만일 빠졌다면 곧바로 역전이었다.
두산이 4차전에서도 진다면 시리즈는 의외로 일찍 끝날 수도 있다. 두산의 4차전 선발 랜들은 1차전에서 잘 던졌지만 페넌트레이스 때와 달리 3일만 쉬고 나왔을 때도 자기 페이스를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 KIAㆍ삼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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