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외국계 생명보험회사의 팀장급 직원들이 보험설계사를 모집하면서 대규모로 이들의 대학 졸업증명서를 직접 위조하거나 위조를 의뢰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9일 4년제 대학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자격미달의 보험설계사들을 취직시킨 ING생명 팀장급 직원 120명과 이를 이용해서 입사한 보험설계사 300명 등 4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팀장들은 여러 대학의 4년제 대학 졸업증명서를 스캔해 컴퓨터 파일로 이동식저장디스크에 저장하고 있다가 포토샵 프로그램 등을 이용, 인적사항만 바꾸는 방식으로 가짜 졸업증명서를 만들어 보험설계사들을 입사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일부는 전문 위조범에게 건당 40만원에서 100만원 가량을 지불하고 위조를 의뢰하거나, 컴퓨터 활용 능력이 뛰어난 지인에게 건당 20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위조를 의뢰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결과 팀장들은 입사 자격을 4년제 대학 졸업자들로 제한한 회사 방침을 피해 자격을 갖추지 못한 고졸 학력자나 전문대 졸업자 등을 보험설계사로 모집하기 위해 대학 졸업증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팀장들은 자신들이 속한 팀 소속 보험설계사들의 실적에 따라 10%의 수당과 7%의 적립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인원을 늘리고자 이런 일을 꾸몄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팀장 중에서 3명은 이 같은 방법을 이용해 지점장까지 승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4월 국내외 대학 학위와 공인 외국어시험 성적표 등을 위조하다 적발된 전문 위조범 부모(38)씨 사건을 조사하던 중 ING생명 직원들이 15~20명 정도 관련된 것을 주목하고 지난 5월 이 회사를 압수수색해서 8개 본부의 약 150개 지점 5,000명 정도의 보험설계사들에 대한 학력을 조사한 결과 300여명의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ING생명 측은 "7월부터 새로운 온라인 학력검증시스템을 도입해서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했다"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직원들에 대한 징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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