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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C&그룹 워크아웃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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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C&그룹 워크아웃 검토

입력
2008.10.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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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으로 급속한 성장을 해온 C&그룹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워크아웃에 들어갈 위기에 처했다. C&그룹의 주력사인 C&중공업은 29일 증권거래소 조회공시를 통해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 중의 하나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에 대해 검토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워크아웃을 의미하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직접 언급함으로써 유동성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함을 시인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흘러 나오자 '드디어 올 것이 온 것 아니냐'는 시장의 불안감이 높다.

문어발식 확장과 신용경색이 부른 위기

매출 2조원대인 C&그룹의 가장 큰 유동성 위기 원인은 무리한 사업확장과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산매각 실패 때문이다. C&그룹은 지난 1990년 항해사 출신의 임병석 회장이 30세의 나이에 자본금 5,000여만원으로 세운 칠산해운을 모태로 세양선박(현 C&상선) 우방건설(C&우방) 아남건설(C&우방ENC)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만들어졌다. 특히 지난 2002년 이후 M&A을 집중해 계열사만 무려 41개를 거느리고 매출이 2조원에 이르는 중견그룹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C&중공업을 만들어 조선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위기가 닥쳤다. 세계적인 조선업 호황에 편승해 일부 계열사를 정리하고, 이 자금으로 조선소를 지어 그룹의 성장동력을 새롭게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계획은 출발부터 삐그덕거렸다.

진도 F&N과 C&중공업 철강사업 부문, 그리고 신우조선해양 등을 매물을 내놓고,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매수자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C&중공업은 목포 조선소 건립을 위한 시설자금에 1,700억 정도가 추가로 필요했지만 자산매각에 실패하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게다가 최근 들어 건설계열사인 C&우방마저 미분양사태로 회생 불능 상태에 빠지자 채권 금융단에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단기자금 수혈 기대에 금융권 의구심

C&중공업 측은 일단 금융권에서 200억원 정도의 단기 운용자금만 융통할 수 있으면 충분히 회생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신우조선해양이 매각될 경우 유동성 위기를 일거에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돈을 빌려준 금융권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모든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증가하는 상황인데 과연 200억원만 지원 받으면 살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C&그룹은 최근 은행권으로부터 만기연장을 받은 바 있고 이자도 한 두번 정도 연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

다행히 C&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과거 대우사태처럼 대형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C&그룹에 대출해 준 은행들은 "워크아웃 신청이 들어오더라도 담보비율 충분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확인된 C&그룹의 대출규모는 1조3,000억원 가량. 이중 제1 금융권은 5,072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담보대출이 4,000억원 정도로 부실 위험은 적은 편이다. 다만, 제2 금융권(3,480억원)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의 신용공여(4,500억원)가 부담이다.

이에 대해 C&그룹은 "전체적으로 8,000억원 정도를 순부채로 파악하고 있으며 충분히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갚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통해 전체 위험부담을 늘리기보다는 금융권이 자구계획을 전제로 운영자금을 빌려주고 자산매각을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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