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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펀드 사겠다"던 대통령 약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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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펀드 사겠다"던 대통령 약속은…

입력
2008.10.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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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9월1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직접투자는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 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가 튼튼하니 장기적으로 염려할 게 없다는 메시지를 국민이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투자할 적당한 금융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설명까지 했다.

그러나 40여 일이 지난 지금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회적 표현도 아니고 "직접 사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충정이라는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달 전만 해도 주가지수는 1400을 오르내렸다. 그 때 주식을 매수한 사람들은 "대통령이 산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이게 뭐냐"고 불평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도 "왜 대통령이 실행에 옮기지 않느냐"고 공박하고 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국민에게는 피해와 실망을 주고, 야당에게는 공격의 빌미를 주는 결과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이 실제 매입할 경우다. 대통령이 사면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추격 매수를 할 것인데, 그 이후 주가가 더 떨어지면 그런 낭패가 없다. 청와대 참모들의 고민은 매입 시점이다. 약속을 지키려면 주가가 '바닥'일 때 해야 하는데 그걸 알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위기일수록 대통령의 말은 중요하다. 혼돈기일수록 국민은 물론 시장도 국가 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십을 기대하고 거기서 희망을 찾고 안정을 찾으려 한다. 따라서 대통령의 말은 정제될수록 좋다. 대통령의 돌출 발언으로 나라 전체가 흔들거렸던 지난 5년으로 충분하다.

염영남 정치부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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