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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버스차로 '얌체車'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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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버스차로 '얌체車' 기승

입력
2008.10.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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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8시 서울 서초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청계산 주변. 출근 차량이 몰리면서 일반 차로 3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만큼 차량으로 꽉 들어차 있다. 반면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버스들은 시속 80∼90㎞의 속도를 자랑하며 시원스레 달리고 있다.

하지만 차량정체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반 차로에서 하나, 둘 차들이 빠져나오더니 버스전용차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좌석버스 뒤를 쫓아 한꺼번에 예닐곱 대의 차량이 달리기도 했다. 택시와 트럭들도 질세라 전용차로에 합류했다.

시간이 지나자 위반 차량은 계속 늘어났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이를 단속하는 경찰은 찾아볼 수 없다.

대중교통이용 활성화를 위해 도입환 경부고속도로 평일 버스전용차로를 몰래 타는 위반차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들 얌체 운전자들은 혼잡이 제일 심한 성남 판교IC∼서울 양재IC(상행선) 구간에 단속 카메라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서슴없이 전용차로를 질주하고 있다.

성남 분당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김형수(35)씨는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 승용차가 수두룩한데도 어디 한 군데 단속하는 곳을 못 봤다"면서 "꽉 막힌 일반 차로를 지키는 준법 운전자들만 바보취급 받는 이런 경우가 어딨느냐"고 말했다.

경찰의 단속은 역부족이다. 경기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버스전용차로제 실시 구간 중 경기구간인 오산IC∼양재IC 구간에 하루 3대의 순찰차량을 배치해 놓고 있지만 왕복 90㎞ 구간을 담당하기는 벅찬 실정이다.

더구나 차량정체가 제일 심한 판교IC∼양재IC구간은 전용차로와 일반차로의 속도차이로 인해 단속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출퇴근시간대에 3,4대의 순찰차를 배치해 하루 20∼60대의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면서 "긴 구간에, 그것도 상ㆍ하행선을 나눠 단속하다 보니 경찰차량이 눈에 잘 안 띄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 전문가들은단속카메라를 확대 설치하는 것만이 얌체차량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교통환경연구원 김기준박사는 "위반이 잦은 구간에 단속카메라를 확대 설치하거나 일부 외국처럼 버스를 이용한 촬영 단속 등을 강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한두 달 지나 어느 정도 분석자료가 나오면 경찰이나 해당 지자체가 카메라를 확대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달 들어 17일까지 경부고속도로 경기도 구간에 설치된 6대의 카메라에는 모두 1만6,892건이 적발돼 하루 1,000대꼴로 위반 차량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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