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전 국무총리 주재 회의(경제상황 점검회의)에 불참했다. 팍팍한 일정을 흔들림 없이 소화해 온 강 장관으로선 이례적이다.
표면적 이유는 심한 감기 몸살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일어나 앉지도 못할 정도로 심한 몸살이 걸렸다"며 "경제 위기 상황에서 연일 강행군을 해 온 후유증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강 장관의 행보는 숨 쉴 틈이 없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 차 미국 출장(11~16일)을 다녀 온 후 연일 국회에 불려 다녔고, 한중 재무장관회의(23~24일) 뒤 주말에는 서별관회의(25일),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26일) 등의 일정이 이어졌다.
'마음의 병'도 불참 이유 중 하나라는 관측이다. 퇴진론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강 장관의 심적 고통은 상당해 보인다.
강 장관은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지금까지 진퇴를 분명히 하는 인생을 살아 왔다. 사랑의 채찍은 사람을 분발하게 만들지만 미움의 매는 사람의 영혼과 육신을 파멸하게 만든다고 배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까지 한 터.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과에 대한 구분 없이 현 경제 상황에 대한 무조건적인 희생양을 만들고자 하는 분위기"라며 "강 장관은 지금 몸도 마음도 다 아픈 것 같다"고 말했다.
미묘한 시점에 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향후 거취와 연관짓는 극단적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오후부터는 청와대에서 열린 서별관회의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대통령 주최 만찬에도 나가는 등 전 일정을 소화했다"며 "거취와 연결짓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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