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디에고 마라도나(48)가 조국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축구협회가 대표팀 사령탑으로 마라도나를 임명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5일 칠레와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원정경기에서 0-1로 패배한 후 알피노 바실레 감독을 해임하고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해왔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는 마라도나의 48번째 생일인 30일 그의 대표팀 사령탑 취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라도나는 축구 사상 그라운드 안팎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뿌린 선수다. 그의 인생 역정은 '파란만장'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그는 '축구 신동'으로 처음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1976년 아르헨티노 주니어시에서 성인 무대에 데뷔했고 1979년 일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과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차례로 우승컵과 골든볼을 품에 안으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90년대 들어서는 끊임없는 기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91년 코카인 복용 혐의로 15개월 출전 정지를 받았고 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금지 약물 복용혐의로 대회 기간 중 퇴출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1997년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한 후에도 폭력, 알코올, 약물 문제로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고 심장병과 고혈압, 폐질환 등으로 수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마라도나는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새 사람'으로 변모했다. 지난 5월 칸영화제와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건강한 모습을 과시했고 각종 자선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과거의 '탕아'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가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마라도나에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것은 2010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는 화려한 선수 구성에도 불구, 마라도나 시대 이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마라도나의 감독 데뷔전은 11월 20일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스코틀랜드와의 친선경기다. 마라도나가 지도자로서도 선수 시절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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