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자원에 거액의 대출을 알선해 주고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용재(56)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모 저축은행 회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이용, 담보 능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대출을 성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박모(48ㆍ구속) 부산자원 대표의 변제능력을 부풀려 말하면서 저축은행 회장에게 대출을 종용하고, 대출 현장에서 알선 대가를 챙긴 것으로 검찰은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시 공무원교육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4년 3월 J저축은행 유모 회장에게 박 대표를 소개한 뒤, 6월 유 회장을 찾아가 부산 녹산공단에 폐기물처리장을 건설 중이던 부산자원에 400억원의 담보대출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부산자원이 토지공사에서 사들인 부지의 감정가는 240억원에 불과해 이를 담보로 400억원을 빌리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이씨는 유 회장과의 친분을 활용해 대출을 성사시켰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박 대표를 정ㆍ관계에 두루 인맥을 뻗치고 있는 자산가로 소개하며 대출을 신속히 집행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수감 중인 진승현이 석방되기만 하면 박 대표에게 2,000억원 이상 줄 돈이 있다"며 유 회장을 설득했고, "박 대표가 DJ 정권 때 동교동계 실세들을 전부 주물렀다"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박 대표는 DJ 정부 시절이던 2000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돼 사법처리를 받은 바 있다.
이씨는 또 "박 대표가 경기도 포천에 땅 200만평을 가지고 있으며, 여의도와 강남에 빌딩이 한 채씩 있다"고 말하며 대출에 문제가 없을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박 대표의 사업내용이나 재산상황에 대한 정보를 거의 갖고 있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가 박 대표의 대출금 수령 현장에 동석해 대출금 일부를 곧바로 챙겼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7월 박 대표가 J저축은행 사무실에서 대출금 270억원을 받을 때 동석한 이씨가 수표가 든 봉투에서 20억원을 꺼내 대출알선 대가로 자신의 윗옷 주머니에 넣고, 바로 20억원을 더 꺼내 유 회장에게 대출성사의 대가로 건넸다는 것이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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