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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택시기사가 '저축의 날' 목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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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택시기사가 '저축의 날' 목련장

입력
2008.10.2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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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행상, 뻥튀기 장사, 파출부, 야쿠르트 외판원, 그리고 택시기사까지.

지난 30년 동안 살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억척스럽게 일해 번 돈은 항상 두 자녀 입에 풀칠하기에도 모자랐다.

그러나 월 1만원짜리 단칸셋방에서 곤히 잠든 자녀의 얼굴을 보며 "이 지긋지긋한 가난만큼은 물려주지 않으리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하루 한끼 식사비 외에는 모두 저축한 지 20여년 만에 자그마한 집도 마련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자 결식 아동들을 돕는 등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28일 저축의 날 행사에서 영예의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26년 경력의 여성 택시기사 심삼순(56)씨의 사연이다.

전남 곡성의 가난한 소작농 딸로 태어난 심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돈을 벌기 위해 방직공장 여공으로 일했다.

일하다 만난 동료와 결혼했으나 남편이 몸져눕는 바람에 심씨는 가족 생계와 남편 병원비를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행상을 했으나 형편은 계속 어려워졌다. 결국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가서 시댁에 얹혀 살았으나 그도 잠시, 병든 처지를 비관한 남편이 집을 나가버리자 시댁도 떠나야 했다.

1978년 두 자녀를 데리고 부산으로 가서 월세 1만원짜리 단칸셋방을 얻었다. 타향살이라 맡길 데가 없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파출부 일도 하고 야쿠르트 외판원을 하기도 했다.

그나마 안정적 수입이 생긴 것은 82년 택시회사 운전기사로 일하면서부터다. 10년 무사고 뒤 92년부터는 개인택시 운전을 했다.

하루 한끼 식사비를 제외하고 매달 약 80만원 정도를 적금에 불입하는 등 억척스럽게 돈을 모아 20여년만에 셋방살이를 면할 수 있었다. 그 사이 두 자녀는 경찰공무원 등 사회인으로 성장했고, 심씨는 개인택시 여성운전자회 회장직을 맡아 무료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91년 국제 비영리 봉사단체인 굿네이버스 회원 가입 이후에는 결식아동 및 학대 받는 아동을 위한 지원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45회 '저축의 날' 기념식을 갖고 심씨를 비롯해 가수 비(대통령 표창), 탤런트 김지수(국무총리 표창), 개그우먼 장미화(금융위원장 표창) 등 총 81명에게 저축상을 수여했다.

수입이 생기면 무조건 은행으로 달려간다는 비는 "근검절약하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다"며 "저축은 미래의 성공을 위한 시작인만큼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도 저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탤런트 김지수씨는 "연기자들은 직업 특성상 고정수입이 없고 재테크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있는 투자보다 저축이 안정적인 것 같다"고 스타일을 밝혔으나 일부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져 걱정이라며 솔직함을 보이기도 했다.

개그우먼 장미화씨는 주위의 도움없이 결혼자금은 물론 2007년에 아파트를 마련,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점이 인정됐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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