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에 자금이 집중돼 세계시장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곤란하다. 미국, 일본, 유럽이 연대해야 효과가 있지만 지금은 일본 단독으로라도 환율을 시정하기 위해 개입해야 한다."(27일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회장)
미국발 금융 위기의 영향을 그나마 덜 받던 일본 기업들이 주가 폭락과 수출 부진에 엔고(高)까지 겹쳐 휘청하고 있다. 주가 폭락은 전세계 기업이 함께 겪는 어려움이라 치더라도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일본 주요 기업은 엔고 부담까지 겹쳐 더 힘겹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환율이 1엔 내릴 때마다 영업이익 400억엔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2조2,703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도요타의 올해 실적은 1조∼1조2,000억엔에 그칠 전망이다. 이익 감소의 상당 부분이 엔고로 인한 환차손으로 추정된다.
유럽시장 비율이 매출의 4분의 1을 넘는 소니의 경우 엔화가 유로화 대비 1엔 내릴 때마다 70억엔의 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니는 지난 주 내년 3월말로 끝나는 2008년도 연결 결산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 감소한 2,000억엔에 머물 것이라며 실적 전망치를 당초보다 57% 낮춰 발표했다. 엔고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분만 약 1,300억엔이다.
캐논도 27일 달러와 유로 환율 기준을 7월의 각각 105엔, 165엔에서 100엔, 135엔으로 대폭 낮췄다. 그 결과 매출액은 700억엔, 영업이익은 675억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주는 특히 히타치(日立)제작소, NEC, 샤프(이상 30일)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닛산(日産)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의 분기 결산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연일 폭락하던 닛케이(日經)평균주가는 28일 모처럼 6% 넘게 올랐지만 오전 장 한때 7,000대가 무너진 게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질 정도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008 회계연도 하반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을 9월말 닛케이평균주가 1만1,200, 엔화 환율 달러당 104.76엔일 때와 앞으로 주가가 7,000엔에 엔화가 85엔으로 떨어질 때를 비교한 결과, 주가 하락 환율 상승의 경우 기업 경상이익은 2%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 기준 수출은 1.6%, 투자설비는 0.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소비도 주가 하락으로 자산이 감소한 데다 소득이 늘지 않아 0.1% 떨어지는 등 실물경제를 확연히 위축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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